등대가 필요한 때는 언제인가. 두말 할 필요 없이 앞뒤 식별이 되지 않을 때다. 밤이나 폭풍우가 몰아치는 악천후가 바로 그때다. 재테크라고 다르지 않다. 시장이 불확실성으로 몸살을 앓을 때 손을 잡아끄는 등대가 절실하다. 흔히 말하는 재테크 멘토가 바로 그들이다. 오리무중의 어둠 속에서 냉철하게 시장을 분석하고 타점 높은 조언을 하는 것으로 소문 자자한 5인의 재테크 멘토를 만났다.

오락가락 장에 빛나는 ‘머니 컨설턴트’

 “시장이 불확실하고 어떻게 투자를 해야 할지 모를 때 하는 대응책은 무엇입니까.”

“대가들의 책을 다시 펴들고 곰곰이 되새기는 거죠. 그러다보면 어지럽던 투심이 자리를 잡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한국의 워렌 버핏이라는 별명을 가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이채원 부사장은 기자의 질문에 별 고민 없이 답했다. 성공 투자의 첩경은 뭐니 뭐니 해도 원칙을 지키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판단이 어려울 때마다 대가들이 제시한 원칙을 꺼내드는 것이 요긴하다는 설명이다. 시장에 좌지우지되지 않고 대상의 내재가치로만 투자를 결정하는 가치 투자자도 때로는 멘토(스승)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투자로 잔뼈가 굵은 대가들도 이럴진대 평범한 투자자들은 오죽할까. 투자의 책임은 본인이 진다 해도 이럴까 저럴까 갈팡질팡할 때 믿을 만한 전문가의 한 마디는 가뭄의 단비와 다름이 없다. 각종 투자설명회에 투자자들이 모여 들어 귀를 세우고 전문가의 입과 혀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라고 다 같은 전문가는 아니다. 그 중에는 옥석이 있게 마련이다. 한 점 의심 없이 따라했다가 낭패를 당하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이 본인의 목적을 위해 진실이 아닌 ‘유혹’을 하는 경우도 그리 드물지 않다. ‘전문가가 팔라고 할 때 사고, 사라고 할 때 팔아라’는 말을 허투루 들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고 전문가들의 조언에 귀를 닫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멘토)를 찾아내는 것이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 최상길 제로인 전무,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 강은현 법무법인 산하 실장, 강창희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장 등이 그런 사람들이다.

이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신중하다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시장의 열기에서 한 발 물러설 줄 알고 냉기에서 기회를 찾을 줄 안다. “지금까지 제대로 예측한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며 “주식시장에서 한없이 작아진다”고 자신을 낮추는 김한진 부사장의 경우도 그렇다. 그는 시장 참여자 대부분이 극단적인 회의와 비관론에 휩싸여 있던 외환위기 시절, ‘매수’를 외친 사람이다. 그리고 그의 예측은 정확하게 시장의 흐름과 일치했다.

반면 주식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는 요즘엔 냉정해질 것을 주문한다. 청개구리가 따로 없는 셈이지만 떼 지어 몰려가는 시장의 일방적인 흐름에 거리를 유지한다는 면에서 늘 한결 같은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비록 적극적인 투자 성향을 지닌 대학생 아들과 수익률 내기를 해서 지기도 하지만 신중론을 포기할 의사는 없다.

경매 전문가인 강은현 법무법인 산하 부동산 실장도 ‘조심 또 조심’을 강조한다. 최근 들어 경매시장에 갑자기 활기가 돌면서 과열 조짐마저 보인다고 우려한다. 조바심내서 무리하게 투자하느니 느긋하게 요모조모 따져 거래에 참여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의 분석과 조언이 늘 맞는 것은 아니다. 특히 단기적인 예측은 빗나가기 일쑤다. 하지만 귀신도 모른다는 주식시장의 단기 흐름을 잘못 짚었다고 이들을 비난할 수는 없다. 장기적인 트렌드를 짚어주고 투자의 원칙을 상기시키는 것만으로도 멘토의 역할은 다 한 셈이기 때문이다. 멘토는 정답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정답을 찾도록 도와주는 사람인 것이다.

하지만 사람 욕심이 어디 그런가. 누구나 듣기 원하는 것은 당장 돈이 되는 정보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돈 되는 정보를 알려달라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누구도 이에 대해 정확한 답을 줄 수는 없다. 증권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강창희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장마저 “단기 시황에 맞춰 투자해서 돈을 벌기는 불가능에 가깝다”며 “정보보다는 원칙을 세우고 이를 지켜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족집게 정보는 대개 허망한 결론에 이른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멘토들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단순히 이론적인 설명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들의 한 마디 한 마디는 경험에서 배우고 확인한 것들이다. 때로는 실패에서 배운 교훈이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최상길 제로인 전무는 외환위기 시절 주식 투자로 목돈을 ‘날렸다’. 한때의 성공으로 자신감이 생긴 나머지 지인들의 돈까지 끌어들였지만 행운은 반복되지 않았다. ‘선무당이 사람 잡은’ 셈이다. 이때부터 그는 입버릇처럼 “한 번 성공으로 과신 말고, 절대로 빚내서 투자하지 말라”고 주문한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동티가 나는 것은 당연한 말을 지키지 않기 때문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그랬듯이 재테크에 성공하려면 끊임없이 공부하라고 입을 모으는 것도 공통점이다. 특히 작고 일회적인 정보보다 큰 흐름을 파악할 것을 권고한다. 부동산이든 주식이나 펀드든 재무 설계가 됐든 큰 흐름 속에서 움직여야 일을 그르치지 않는다고 멘토들은 강조한다. 투자의 책임은 결국 투자자 본인에게 있고 공부는 남이 해주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주식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

“익숙한 것과 결별할 때가 왔습니다”

 “이런 얘기할 거면 당장 집어치우라는 사람도 적지 않던데요.”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은 기분 좋은 농담이라도 하듯 껄껄 웃었다. 인터넷에 올린 자신의 분석에 거부감을 숨기지 않는 네티즌들이 많다는 게 유쾌할 리는 없다. 하지만 그냥 웃어넘긴다. 한두 해의 일이 아닌 것이다. 주식시장에 발을 담그면서부터 흔들리지 않고 ‘신중론’을 견지하고 있으니 무리도 아니다.

주식시장에서 신중론자는 환영받기 어렵다. 장을 잘 맞춰도 본전치기가 고작이고 틀리면 비난이 쇄도한다. 하지만 워렌 버핏이 강조하듯 투자의 원칙은 버는 것보다 잃지 않는 것이며 이를 위해선 신중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그의 신중한 분석과 예측은 상당한 정확도를 가지고 있다. 때로는 시장의 흐름과 정반대의 전망을 내놓기도 해 빈축을 사기도 했지만 시간은 결국 그의 손을 들어주었다.

외환위기 시절, 신영증권의 이코노미스트로 일하던 때의 일이다. 너도나도 철수하던 와중에 그는 주가가 급반등할 것이라는 ‘해괴한’ 주장을 폈다. 실제로 한국은 외환위기를 예상보다 빠르게 극복해나갔고 주가도 급상승했다. 이번 금융위기에도 그의 분석은 정확했다. 금융위기가 본격화되기 이전부터 위기를 경고했다.

김 부사장은 최근의 주가 반등도 곱게 보지 않는다. 위기가 딱히 완화된 것도 아닌데 주가가 오르는 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라는 설명이다. 코스피 1400은 이미 기술적 반등의 ‘꼭지 중의 꼭지’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위기 극복을 위해 전 세계 각국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는 상반기에 이미 다 썼지만 위기의 진원인 미국의 경제 회복은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사정이 그렇다면 하반기엔 한 차례 더 고난의 시간이 올 수 있다고 김 부사장은 진단한다.

“유동성이 단기간에 엄청나게 공급되면서 세계 주식시장에 변종 시세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주가와 유가, 금값을 비롯한 상품 가격이 요동치고 있지 않습니까. 극심한 변동성은 피할 수 없습니다. 장기투자가 미덕인 시대가 아닙니다. 기존의 경제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도 벌어질 것입니다.”

김 부사장은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권했다. 지금까지의 투자 패턴에서 벗어나 차분히 큰 흐름을 그리고 그에 따른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 먼저 종전의 주도주를 버려야 할 때가 왔다. 그동안 한국 경제를 떠받쳐오던 철강, 화학, 조선 시장을 중국이 빠르게 잠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신 중국이 아직 따라오지 못하는 산업들, 가령 정밀화학, 신소재, 기계부품 등은 앞길이 밝다고 내다본다.

“중국의 부상과 한국 경제의 연관성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중국 소비 시장 확대의 수혜를 볼 수 있는 이동통신, IT, 소프트웨어,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나 정부의 육성 의지가 강한 환경과 에너지 기업이 유망해 보입니다.”

코스닥 기업들도 주목 대상으로 꼽았다. 산업구조가 조정되고 신 성장 동력이 필요할 때일수록 중소기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대공황기에도 중소기업이 크게 발전했다. 정부의 정책도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사실 장기적으로 어떤 주식을 사야할지는 이미 정부가 다 말해준 것이나 다름없다는 얘기다. 

펀드 최상길 제로인 전무

“신상품 펀드, 저라면 가입 안 합니다”

얼마 전의 일이었다.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의 최상길 전무에게 전화가 왔다. 친구였다. 투자 상담을 원했다. 지난 몇 달 동안 1억원을 투자해 1000만원을 벌었는데 좀 더 묻어놓을지 갈아탈지 혼란스럽다는 것이었다. 투자자는 자신이 아니라 부친이라는 점이 덧붙여졌다. 최 전무는 단호하게 ‘털어라’고 조언했다.

“부친 연세가 75세입니다. 펀드는 장기 투자 상품입니다. 노인이 하기에 적절한 상품이 아니에요. 그런데 이해를 못하시더라고요.”

최 전무는 한 달에 2회 정도 강연을 한다. 일반인 대상은 물론 대학원이나 최고위과정에서 강의도 한다. 청중에 따라 질문의 수준은 크게 다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보면 그렇지도 않다. ‘찍어 달라’는 것이다. 자신은 ‘찍어주지 않는다’고 하면 이내 실망한다. 올바른 펀드 투자법 강의에 무관심한 경우도 적지 않다. 펀드의 기본적인 특성도 이해하지 못한 채 펀드 투자에 나서는 사람도 드물지 않다.

“펀드는 투자 상품입니다. 주식과 다르지 않죠. 몰려다니다 보면 낭패를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히려 거꾸로 갈 때 기회가 생길 수 있습니다.”

펀드의 수익률에는 일종의 사이클이 있다. 중소형주 펀드에서 대형 주 펀드, 다시 중소형주 펀드로 주도 펀드가 옮겨가는 패턴이 있다는 얘기다. 이 사이클은 짧게는 6개월~1년, 길게는 2~3년마다 완성된다. 이 흐름만 잘 파악하고 있어도 유망 펀드를 고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잘 나갈 때 빼고 주춤할 때 들어가는 ‘역발상’ 전략이 오히려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2006년 말에 대학원에서 부동산 펀드를 강의하면서 ‘나라면 투자하지 않겠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리츠 재간접 펀드의 장기 수익률은 10% 정도인데 2004년에 이미 이 선을 돌파했습니다. 이제 떨어질 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더 오르는 겁니다. 거품 붕괴가 얼마 남지 않은 거죠. 실제로 얼마 후 리츠 수익률이 크게 하락했죠.”

역발상도 중요한 전략이지만 좋은 펀드를 고르는 최선책은 ‘합리적 기대 수익률’을 정하는 것이다. 과도한 욕심은 화를 부르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10년 이상 장기 투자할 경우 이머징 펀드는 연평균 10~15%, 선진국 펀드는 8~12%, 국내 펀드는 12%가 적절하다.

개별 펀드를 고를 때는 무엇보다 장기성과를 확인해야 한다. 3년 정도의 수익률이 동일 유형의 펀드에 비해 얼마나 높고 낮은지만 봐도 펀드의 역량을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동일 유형 중 안정적으로 중상위권을 유지했다면 믿을 만하다. 수수료는 무조건 싼 게 최고다. 이런 기준으로도 펀드를 고르는 게 여의치 않다면 인덱스 펀드를 선택하는 게 좋다.     

‘신상품 선호’ 현상에 대해서는 일침을 놓는다. 수익률이 검증되지 않았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역량이 확인된 후에 투자해도 늦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렇게 되면 상품의 선택 폭이 너무 제한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최 전무는 고개를 젓는다.

“누적 성과가 충분히 확인된 펀드가 이미 많이 있습니다. 굳이 잘 모르는 상품에 눈길을 돌릴 이유가 없습니다. 시간이 흘러 이 상품들의 실력이 입증된 후, 그때 투자해도 늦지 않습니다.”

재무설계  강창희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장

“직업 없이 살 20년 준비하세요”

그의 일정은 ‘강행군’이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1년엔 320여 회의 강연을 한다. 하루에 3회까지 강의하는 날도 부지기수다. 언론사 기고 스케줄도 빡빡하게 짜여 있다. 힘에 부칠 만도 한데 ‘즐겁다’고 웃는다. 좋아서 하는 일인 데다 스트레스도 받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열심히 강의하고, 들어주는 사람이 있고, 반향도 크니 흥겹다는 것이다. 강창희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장의 직장생활은 그랬다.

강 소장의 강연은 사실 ‘꾼’들에게는 매력이 없다. 당장 주식이나 부동산을 사고팔 때 필요한 ‘섹시한 정보’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강연은 만만찮은 대중적 폭발력을 가지고 있다. 공중파의 아침 방송에 출연해 강의했을 때는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전국 지점에 문의가 쇄도했을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방송사의 인터넷 다시보기에서도 그의 강의를 찾는 방문자가 다른 강좌의 몇 배나 된다.

“제 주제는 매매와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일반적인 재무 설계와도 약간 다르죠. 인생을 설계하는 것에서 시작하거든요. 일종의 인생론적 재무 설계라고 할 수 있는 셈입니다.”

강 소장이 ‘인생’을 강조하는 것은 평균 수명이 늘어나는 반면 은퇴 시기는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임금 수입 없이 지내야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오래 사는 위험’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평균적으로 80세까지 산다고 하면 최소 20년은 직업 없이 살아야 하는데 준비가 탄탄하지 않으면 불행한 노후가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특히 여성들은 좀 더 긴장할 필요가 있다. 남성보다 수명이 긴 데다 보통 배우자보다 어리기 때문에 남편 없이 10년은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행복한 노후를 위해 최소한 3가지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 소장은 강조한다. 건강해야 하고, 평생 할 일이 있어야 하고 자녀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 요즘 부모들이 자녀 교육에 많은 돈을 쓰는데 이는 대단히 위험하다. 사교육비 탓에 저축을 줄인다면 노후 생활은 장담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노후 설계의 기본은 죽을 때까지 최소한의 생활비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선 국민연금 가입이 필수지요. 여기에 퇴직연금과 변액연금이 더해진다면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합니다. 투자는 그 다음입니다.”

강 소장은 자신의 임무는 생애 재무 설계의 필요성을 깨닫게 해주는 것까지라고 말한다. 물론 실천이 중요하지만 그것은 각자의 몫이다. 다만, 깨달음을 깊고 오래가게 하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강 소장이 자주 활용하는 것은 사례 소개다. 강의가 없을 때는 주로 사례를 수집하는 데 시간을 보낸다. 정성이 통했는지 수강자를 나중에 만나보면 상당수가 자신의 조언을 실천하고 있다고 강 소장은 흐뭇해한다.

기본적인 노후 대책이 세워졌다면 펀드 투자에 관심을 기울이라고 강 소장은 권한다. 직접 투자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을 차라리 자신의 직업에 쏟는 것이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강 소장은 “직장과 재테크 두 마리 토끼를 쫓다가는 두 마리 모두 놓치는 우를 범할 수 있다”며 “최고의 투자 대상은 자신의 직업임을 잊지 말라”고 강조했다.

부동산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

“대출 어려울 때가 집 사기 좋을 때죠”

그는 1년에 2000명의 제자를 만난다. 일반 대중 강연은 하지도 않는다. 주로 대학의 사회교육원이나 대학원에서 강의를 진행한다. 횟수도 다소 인색하다. 1달에 2번 이상은 강연을 하지 않는다. 이 정도면 짐작이 가능하다. 그의 강연엔 사람들이 몰린다. ‘광 팬’들도 적지 않다. 부동산 컨설팅 부문에서 이름을 떨치는 곽창석 대표가 주인공이다.

“사실 강연 많이 하면 실무에 지장이 옵니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내 노하우를 털어놓는다는 게 어디 쉬운 일입니까. 가능하면 적정한 선을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곽 대표는 이것저것 가리지 않을 것 같은 인상과 달리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그렇다고 소심하다는 얘기는 물론 아니다. ‘소심’보다는 ‘소신’에 가까운 사람이다. 지난 2007년 이후 부동산 시장에 난데없는 열풍이 불었을 때 ‘노’라고 단언했을 정도다.

“지난해 6월부터 위기가 오고 있다는 경고를 많이 했습니다. 어려워질 테니 현금을 확보하고 11~12월에 바닥에 도달할 테니 이 무렵에 매수에 나설 준비를 하라고 했습니다.”

불행하게도 곽 대표의 말을 따른 사람은 많지 않았다. 시장도 단기적으로는 곽 대표의 예상과 달랐다. 하지만 결국 그의 말은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이전에 보유 물량을 처분하고 연말 무렵에 현금을 쥐고 있었다면 투자자의 선택 폭은 대단히 넓었을 것이 자명하다. 수익률은 굳이 말할 것도 없는 형국이었다.

곽 대표의 전망은 흔히 말하는 ‘뜬 구름’ 잡는 데이터에서 비롯된다. 인구 전망이니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니 거시경제의 변곡점이니 하는 것들이 분석의 토대를 이룬다. 때로는 부동산 시장에서 테마를 형성하는 정책에 대해서도 ‘청개구리 전략’을 내놓을 정도로 그의 전략은 ‘원칙적’이다.  

“정책이 100% 의도한 효과를 낼 수는 없습니다. 심지어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습니다. 참여정부 시절 다주택자에 대해 중과세를 부과하는 등 부동산 규제를 강화했는데 전 오히려 다주택을 권유했습니다. 강남의 99㎡형 아파트를 팔고 대신 시세가 낮은 중소형 아파트를 다량 보유하라고 했죠. 실제로 2006년 이후 중소형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곽 대표의 ‘뜬 구름’과 ‘청개구리 정신’은 지금도 유효하다. 그는 올 초 강남권 주택 가격이 급격한 회복세를 이룰 때 ‘수익형 부동산’에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시세 차익을 통해 수익을 내는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다는 이유였다. 여기에 ‘경기’라는 복병이 더해진다. 경기가 악화되면서 임대료가 낮아져 현재 바닥 수준에 왔고, 향후 경기가 호전되면 임대료가 상승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곽 대표의 요즘 관심 층은 부동산 ‘초짜’들이다. 처음으로 내 집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에게 애정을 표한다. ‘내 집’은 부동산 재테크의 ‘첫 단추’이고 첫 단추를 잘 꿰면 그 후의 인생이 넉넉해질 것이란 점에서다.

“능력만 되면 지금은 집 사기에 적절한 시기입니다. 은행 대출이 힘겨울 때가 집을 사야 할 때죠. 하지만 어떤 경우든 대출 비중이 전체의 40%를 넘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경매  강은현 법무법인 산하 부동산실장

“싸게 산다는 원칙 지키면 성공합니다”

법무법인 산하의 강은현 부동산실장이 경매법정에 들어서면 여기저기서 ‘선생님’이라며 아는 체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오랫동안 경매 강의를 해서 경매시장에 그의 ‘제자’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1주일에 2~3번 정도 강의해서 1년이면 수천 명이 그의 강의를 듣는 셈이다. 강 실장은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유명 인사 중에도 제자들이 더러 있다”며 “제자들이 인사를 해올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고 보일 듯 말 듯 한 미소를 지었다.

그의 첫인상은 영락없는 서생의 그것이다. 거친 일과 상관이 없을 것처럼 얌전한 느낌이다. 실제 성격이나 삶의 궤적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스스로 말한다. 외환위기 당시 다니던 회사가 부도나지 않았더라면 경매판에 발을 들여놓을 일이 없었을 것이란 설명이다. 경매 종사자하면 거친 인상부터 떠오르던 시절이어서 지인들이 하나같이 뜯어말렸다.

“막상 해보니 절반은 공부하고 절반은 현장을 살피는 근무 패턴이 저하고 잘 맞더군요. 성장도 빠른 편이었어요. 그래서 학생들에게 늘 그럽니다. ‘나도 했는데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라고요.”

강 실장이 경매시장에서 좋은 평판을 얻은 이유는 실력도 실력이려니와 그의 타고난 성실함과 신뢰성 때문이다. 이런 일이 있었다. 부동산 규제가 한창 강화될 무렵의 강의 시간이었다. 농담 삼아 “강남 부동산 규제가 이렇게 세니 매도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말이 동티가 됐다. 이 말을 들은 학생 한 명이 실제로 보유하고 있는 아파트를 팔아버린 것이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강남 아파트 가격은 더 올랐다.

“제 말을 믿었다가 손해 봤다는데 가만히 있을 수 있나요. 두 건의 경매를 진행해 수익을 보전해줬죠. 이 일 후로는 농담이라도 진실이 아니면 삼가고 있습니다.”

진실만 강의한다고 하지만 듣는 입장은 또 다르다. 때로는 ‘달을 가리켰더니 손가락을 보는’ 일도 왕왕 일어난다. 올해 들어 더 그렇다. 경매시장이 너무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어 우려된다는 언론 기고를 했더니 많은 독자들이 ‘지금 뒤처지면 안 된다’고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5월 이후에 보다 양질의 물건이 출회할 것이므로 조급해 할 필요가 없다고 강 실장은 단언한다. 요즘 나오는 물건은 대개 지난해 4분기에 부도난 것들이고 부동산 경기가 더 좋지 않았던 지난 1분기 물건은 5월 이후에나 나올 것이란 설명이다. 이때쯤 경매로 내 집 마련에 도전해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는 셈이다. 경매에 익숙하지 않다고 두려워 할 필요도 없다. 경매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설명이다. 아파트 정도면 학원 수강을 받는 정도로 충분히 해볼 수 있다.

“한 가지 원칙만 기억하면 경매에 실패하는 일은 없습니다. ‘시세보다 싸게 산다’는 것만 지키면 됩니다. 싸게 사려면 우선 주변의 시세를 조사해야 하고 권리분석도 철저하게 해야겠지요.”

강 실장은 앞으로 일반 주거용 물건이 아닌 특수 물건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토지 경매시장도 주목 대상이다. 가격이 많이 하락한 상태여서 돈 되는 물건이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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