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및 규제 개혁에 대한 그의 의지는 확고했다. 두 가지가 경제위기를 탈피하는 것은 물론 국민을 부자로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여길 정도이니 그의 ‘의지’는 당연한 발로(發露)일는지 모른다. 이명박 정부의 국정과제를 총괄 기획 및 진두지휘하는 박재완(54) 청와대 국정기획 수석이 바로 그다. 그는 요즘 공기업 2기 선진화와 규제 개혁 마무리에 거의 올인 하다시피 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신념이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대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이번 플랜들이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 때처럼 ‘용두사미’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처럼 강력한 뜻이 담긴 ‘공기업 2기 선진화’와 ‘2라운드 규제 개혁’ 프로그램을 듣고자 5월14일 롯데호텔 비즈니스센터에서 박 수석을 만났다. 그는 최근 문제가 된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의 언론 인터뷰를 의식한 듯 ‘폭발적인 뉴스거리’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달고 인터뷰에 응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2시간에 걸친 인터뷰 내내 말을 ‘극도로’ 아꼈다. 그러나 그의 솔직한 성품 때문에 때론 그 스스로 ‘아차!’ 싶은 얘기들이 튀어나왔고, 그럴 때마다 ‘오프더레코드(비보도)’를 연신 내걸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친 후 “이처럼 길게 (인터뷰를) 해본 적은 처음이다”며, 기사가 몰고 온 자신의 차인 회색 모닝(경차) 뒷좌석에 타고 호텔을 빠져나갔다.

“공기업 직제상 인원 조정  이미 끝마쳤습니다”

SUMMARY

공기업들의 정관 등에 해외 진출 근거 명문화 허용

추가적인 통폐합·민영화는 없다

농협 신경분리 시 정부가 자본 출자

철도공사, 올해 ‘확실한’ 적자 개선 방안 내놔야

교통·운송, 에너지, 환경·위생, 유통, 건설 등에서 진입장벽 낮출 것

●프로필  경남 마산출생, 1973년 부산고 졸업, 1977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1988년 하버드대학교대학원 정책학 석사, 1992년 하버드대학교대학원 정책학 박사 

1983년 감사원 부감사관, 1992년 재무부 사무관, 1994년 대통령비서실 서기관, 1996년 성균관대 행정학 부교수, 2004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위원장, 2004년 제17대 한나라당 국회의원, 2006년 한나라당 대표비서실 실장, 2007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부혁신규제개혁TF, 2008년 2월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 2008년 6월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비서관

어느 정부 때보다도 공기업 개혁에 날카로운 메스를 들이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먼저 공기업들에 대한 경영 진단 결과 어떤 문제점들이 드러났습니까.

그동안 공기업들은 도산할 염려가 없고, 일반 민간기업들과 같은 리스크로부터 자유롭다보니 팽창 일변도의 관성을 보여 왔습니다. 아울러 자기 부담에 의해서 예산을 편성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주머닛돈이 쌈짓돈’이라는 인식도 팽배했고요.

그래서 김대중 정부 때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4대 부문 개혁 중의 하나로 공기업 개혁을 큰 테마로 잡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임기 말에 가서 흐지부지되고 말았죠. 참여정부 때는 아예 (공기업 개혁을) 하지도 않고 유보 내지 김대중 정부 때 세워놓은 계획마저 백지화하면서 공기업들의 덩치들이 되레 커지고 말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고비용 저효율 체제로 당기순이익은 줄었고, 부채는 많이 늘어났으며, 생산성은 참여정부 기간 중에 크게 떨어졌습니다. 이 같은 방만한 경영 외에도 납품 비리라든지, 협력·하청업체들에 대한 횡포, 낙하산 인사에 따른 잡음, 노조와 경영진의 유착 등에 따른 이면합의 등 끊임없이 문제를 야기해 왔습니다. 심지어는 공기업 임직원들의 자녀들까지도 취업에 우대하는 등 세습취업문제까지 부각되면서 인력 시장을 심각하게 왜곡시킨 게 사실입니다.

지난해 공기업 개혁 성과는 있었습니까.

앞서의 문제점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 취임 후 작년 한 해 동안은 국민 부담 경감을 위해 외형의 축소라는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신경을 썼습니다. 2012년까지 공기업의 총인력에서 3만5000명을 줄이도록 했고, 출자회사도 방만하게 있던 것을 처음으로 정리하면서 131개의 지분을 정리하도록 했습니다. 아울러 토·주공 등 총 41개 기관을 16개로 통폐합하도록 했고, 24개 기관은 민영화하도록 했습니다.

박 수석께서는 최근 공기업 워크숍에서 “지금부터 공기업 선진화 2기에 들어간다”고 천명했는데 작년과는 어떻게 다른 겁니까.

올해부터는 이른바 질적인 선진화, 즉 공기업의 리엔지니어링(운영 시스템 개선)과 서비스의 성숙 내지 고도화로 잡고 있습니다. 그중 3대 거품 빼기는 보수 수준, 직급과 조직구조, 사업구조 등에서 개선할 여지가 있다고 본 겁니다.

사실 공기업 보수 수준은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보는데요.

물론 (공기업이) 일을 잘하고 세계적인 일류기업으로 되어있다면 보수도 그에 상응하게 지급해야겠지만 과연 서비스 수준이나 회사 역량이 그러한가에 대해선 의문이 있기 때문에 보수 수준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죠.

민간기업들이 고위험 고보상 구조인 점을 감안하면, 공기업은 저위험 저보상이어야 하는데 고보상이라는 기형적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이것을 제대로 매칭을 시키기 위해서는 위험을 올리는, 즉 평가를 철저히 해서 일을 잘 못해 국민에게 지나친 부담을 주면 회사 자체가 없어지거나 민간으로 넘어가야 하는 것이고, 직원도 일을 잘 못하면 정년까지 가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퇴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공기업은 민간기업보다 리스크가 낮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낮은) 보수체계를 갖춰야 하는데 명목상의 급여뿐 아니라 복지까지 합치면 지나치게 높은 곳이 많습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노사 자율로 (급여를) 줄이는 게 맞지 않느냐 하는 점에서 거품 빼기라고 했습니다.

공기업들의 경우 과도한 직영구조도 문제입니다. 민간기업 같으면 경영 전략조차도 아웃소싱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점에서 인천공항공사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는 아웃소싱 비율이 87%에 달합니다. 전체 7000명에 달하는 종사자들 중 공사 직원은 860명밖에 안 돼요. (다른 공기업들도) 아웃소싱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박 수석은 공기업들에게 사업을 무조건 축소토록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중앙아시아 등 공산권 전통을 가진 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국영기업에 익숙해 있어서 예컨대, 신도시를 건설할 때 한국토지공사 등 국영기업을 신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원자력발전소를 짓는 경우 민간발전업체보다는 한국전력에 점수를 더 주는 경향이 있다고 들었거든요. 이런 경우 공기업들이 민간기업과 컨소시엄을 형성해서 진출하면 입찰에 유리하기 때문에 국가에 따라 공기업들이 민간기업과 손을 잡고 나가는 것을 신축적으로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박 수석은 이를 위해 공기업들의 정관 등에 해외 진출의 근거를 명문화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공기업들이 그린 분야 등과 같이 꼭 필요하지만 민간기업이 취약한 새로운 서비스를 발굴하면 핵심 역량으로 키워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노사관계 선진화도 이번 2기 공기업 개혁의 중점 과제죠.

노사문제는 대통령께서 늘 강조하시는 대목입니다. “위기를 빠져나가는 것 자체도 중요하지만 고질적인 문제점을 고치면서 위기를 극복하는 게 좋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 핵심 중의 하나가 노사 문화입니다. OECD나 IMD에서 평가하는 여러 요소들 중 우리의 만년 꼴찌 항목이 노사관계입니다. 70개 국가를 대상으로 평가하면 70위, 55개국을 대상으로 평가하면 55위 등 10여 년간 꼴찌를 해왔죠. 그렇다면 이건 고쳐야할 문제고, 이참에 노사민정 대타협을 추진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노조가 무조건 잘못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공기업 경영진이나 정부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조금만 시끄러우면 ‘왜 해결하지 못하느냐’고 정부가 다그치니까 경영진들이 조급증으로 이면합의를 하는 등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미봉책으로 덮었던 것이죠. 이것이 더욱 문제를 키운 요인입니다.

노조도 공기업 노조가 유달리 강합니다. 직장의 안정성이나 낮은 리스크, 임금보수체계에 비추어 가장 유연하고 온순해야 할 공기업 노조들이 역설적으로 강성이었기 때문에 결과가 이렇게 됐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바로잡는 게 올해 공공기관 2기 선진화의 핵심이라고 보면 됩니다. 사실 요즘은 노조도 자율적으로 개혁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 점에서 노조 쪽에도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올해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공시 시스템 ‘알리오’에 305개 공기업의 임금 및 단체협약을 올리도록 했다. 각 기관들이 서로 읽어보고 벤치마킹 및 타산지석으로 삼도록 하기 위해서다. 박 수석은 이 같은 각 기관의 임단협 경영공시가 개혁의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추가적인 통폐합은 없습니까.

현재로선 지금까지 발표한 것을 깔끔하게 마무리 짓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주공과 토공의 통합 법안이 (국회에) 통과됐기 때문에 이제부터 통합의 진통이 시작인 셈이죠. 통폐합기관들은 지방으로 이전한다는 계획들이 있기 때문에 본사를 어디에 둘 것이냐, 그리고 단순한 물리적 통합보다는 화학적 융합의 시너지 효과를 내려면 기능과 조직을 어떻게 설계하고, 조직 문화의 차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 등등 미세한 분야에 들어가면 어렵고 창의적인 해법을 요구하는 난제들이 있습니다. 때문에 2기에 추가적인 통폐합 계획은 없습니다. 그러나 경제 여건과 국민들의 기대가 변화하고 있어서 내년 이후에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요.

민영화 계획은 어떻습니까.

이 또한 당초 계획(24개 민영화) 외에 추가적인 것은 없습니다. 현재 계획만도 정부 임기 말까지 가야 완결될 겁니다.

농수협 개혁에 대해 특히 관심을 갖고 있죠?

(농수협 개혁에 대해선) 저보다도 대통령께서 더 큰 관심을 갖고 계십니다. 오래된 숙제일 뿐 아니라 대통령께서 2차례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셨기 때문에 저로서는 온힘을 다해 뒷받침해야 할 입장입니다. 이미 (농수협 개혁에 대한) 큰 가닥은 잡았습니다. 원래 농협이 농민들을 위한 사업을 해야 하는데 그보다는 신용 사업에만 치중해 있고, 대표자를 뽑는 것도 정치적 입김이 너무 세서 농민들에게 불이익으로 되돌아갔던 것 아닙니까. 일반국민들에게도 부담을 줬죠. 농업인은 지난 5년간 32만 명이 줄었는데 농협 직원은 5000명이 늘었습니다. 이거 사실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입니다.

박 수석은 농수산물의 유통구조 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통단계의 복잡함 때문에 생산자는 헐값에 팔고, 소비자는 비싸게 구입해 양자가 모두 손해를 입는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박 수석은 이의 주된 원인에 대해 농협이 농산물의 10%도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하나로 매장 같은 게 많이 생겨야하고, 이를 위해선 단위농협들이 통폐합이 돼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박 수석은 해외의 일본 농협과 국내의 순천농협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일본 농협은 단위농협 수를 4분의 1 정도로 줄여 덩치를 키웠고, 순천농협도 13개의 단위농협들이 뭉쳐 규모의 경제를 이뤘기 때문이다.

박 수석은 “우리 농업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중국이 중산층뿐 아니라 부자들이 많이 늘어나면서 비싼 농산물들을 대거 수입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농산물의 대중국 수출 잠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전남 간척지나 새만금 등에 대형 농업생산단지를 조성하면, 중국 관광객들의 방문과 상품 구매로 수입이 배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박 수석은 “이런 (대단위 농업생산단지) 시스템을 구축하면 마을 자체가 농촌형 뉴타운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기에 기숙형 공립학교를 세우면 도시의 젊은 사람들을 기업농의 근로자로 유치하는 등 농업 쪽에서도 고용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지난 4월29일 농협개혁법안이 통과됐지요?

이번엔 절반만 한 셈입니다. 지배구조 개선만 했으니까요. 농협의 신경분리, 사업구조 개편, 운영 시스템 개선이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해야 할 아주 어려운 숙제입니다. 이런 점에서 본격적인 작업은 지금부터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의외로 여야, 농협, 농어민 단체 등에서 정부와 같은 방향으로 힘을 모아주고 있어 든든합니다. 정부와 추진 각도는 약간 다를 수 있지만 방향은 근본적으로 같거든요.

농협의 신경분리가 최대 난제 아닙니까.

민관 구성체인 농업개혁위원회는 최근 농협을 농업경제연합회와 상호금융연합회로 나누는 안을 내놓았고, 농협 측은 상호금융연합회를 그냥 농업경제연합회 산하의 금융지주에 두자는 쪽으로 이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견을 잘 조율해서 상반기 중에 빨리 최종안을 만들고, 정기국회에 법을 내서 빠르면 연말 또는 내년 2월 국회통과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경분리를 위해서는 정부가 다소의 자본출자도 하게 될 것입니다.

인수위 시절 나왔던 우정사업본부 공사화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만약 내년 이후 3기 계획을 누가 짠다면 그때 (우정사업본부의 공사화를) 고려할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정사업본부가 자체적으로도 (공사화의) 경영 개선을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고, 그에 따른 성과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런 자체 노력을 존중하면서 들여다 봐야할 것 같습니다. 특히 미국 등과 달리 우리나라는 우정사업본부가 금융 기능을 함께 수행하므로 고려할 사항이 많습니다.

박 수석은 이 대목에서 철도공사와 우정사업본부를 한데 묶어서 향후 방안에 대해 조심스럽게 이어나갔다. 철도공사와 우정사업본부의 경우 초기에 개혁 시한을 자율에 맡기고 이행과정을 지켜본 뒤 미진하면 다시 강도 높은 개혁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까지 이들 두 기관의 자체적인 개혁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분위기다. 다만 철도공사의 경우 올해 중 매년 1조원에 달하는 적자의 ‘확실한’ 개선 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게 박 수석의 설명이다. 

현 정부도 후반기에는 공기업 개혁 등이 흐지부지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그런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만큼 공기업 선진화가 어려운 과제라는 방증이겠지요. 하지만 그런 우려가 있어서 공기업의 정원 구조조정과 관련해선 5월말까지, 2012년까지 축소할 정원을 지금 다 고치라고 주문했습니다. 그러니까 예컨대 매년 5%씩 줄여 3년 후 총 15%를 줄이는 식으로 하지 말고 2012년까지 할 몫을 앞당겨서 지금 정원에 미리 못 박도록 한 거죠. 예를 들어 A기업이 매년 100명씩 3년 동안 300명을 줄일 계획이라면, 첫해부터 아예 직제상 정원을 300명을 줄인 수로 명시하고, 줄여나가라는 얘기입니다. 이 경우 정원을 초과하는 인원에 대한 인건비가 문제가 되는데 2012년까지는 정원기준이 아닌 현원기준으로 주면서 줄여가다가 그 이후에는 정원기준으로 주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매년 일정 인원을 줄이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렇게 되면 예전 정부와 달리 임기 말에 가서는 구조조정이 흐지부지되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래서 공기업 기관장들에게 지난 4월 중순에 열린 공기업 워크숍에 정원 조정안을 들고 오라고 하니까 거의 모든 공기업들이 3, 4월에 이사회를 여는 등 홍역을 치렀지요. 한국전력의 경우 노조가 이사회를 봉쇄했지만 장소를 옮겨서 강행을 했지요. 철도공사는 워크숍에서 대통령의 ‘확고한 뜻’을 확인하고는 바로 1주일 뒤에 긴급이사회를 열고 2012년까지의 정원 조정을 끝마쳤습니다. 그러니까 직제상으로는 공기업들의 구조조정은 다 끝난 상태입니다. 일부 (정원 조정을) 하지 않은 기관들이 있지만 5월말까지는 모두 마무리 지을 겁니다. 다만 인력을 어떻게 줄이느냐가 남은 과제일 뿐이죠. 어쨌든 올해 노사관계 틀을 확실히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올해 다 마무리 지을 계획입니다.

과도한 정부 규제가 2005년 이후 국가 경쟁력 정체의 주요원인이 되고 있어 현 정부 출범 이후 규제 개혁에 심혈을 기울여 왔는데 성과가 있습니까.

사실 규제 개혁은 우리 경제의 사활이 걸린 문제입니다. 헤리티지재단이 발표하는 경제자유지수는 곧 규제가 약한 정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수로서 국가 경쟁력 및 GDP와 비례한다는 게 실증적으로 확연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우리는 작년 68.1점으로 세계 41위였고 미국은 80.7점으로 세계 6위에 랭크됐습니다. 종부세 논쟁 등을 봤을 때 우리나라의 한나라당이 미국의 민주당보다 덜 보수적이라고 봅니다. 곧 감세, 공기업 개혁, 노사관계 선진화, 교육 개혁, 규제 개혁 등 이명박 정부의 개혁 골격을 세게 밀어붙인다 해도 오바마 정부를 따라갈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때문에 75점까지만 올라가면 만족할 수준이라고 봅니다.

어쨌든 새 정부 출범 후 1년 동안 1200건 정도 규제 개혁을 했습니다. 출총제 폐지, 금산분리 완화, 창업 절차 간소화, 산업단지 조성 기간 단축(3년에서 6개월), 군사시설보호구역 완화 등등 굵직한 것들을 상당히 개혁했습니다. 역대 정권의 첫해 규제 개혁 성과(건수)로도 두 배나 많은 수준입니다. 민간기업들이 대한상의를 통해 요구해 수용된 324건도 참여정부 5년 동안의 270건보다도 많습니다. 올해만도 4월까지 100여 건을 수용했습니다. 그러나 일부는 아직 법이 통과되지 않아 국민이 체감하기에는 시간이 더 지나야 할 겁니다.

올 들어 규제 개혁이 폭넓고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전략적으로 지난해와 달라진 게 있습니까.   

작년 경험으로 미루어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만으로는 규제 개혁의 범위와 속도에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규제 개혁을) 4개 트랙으로 일을 벌였습니다.

신설 규제 심사, 일몰제, 미등록 규제 정비, 한시적 규제 유예는 총리실의 규제개혁위원회가 맡고, 서비스 산업 선진화는 윤증현 장관께서 강한 의욕을 갖고 계셔서 기획재정부가 맡았습니다. 진입 규제는 손을 대면 논란이 크게 붙을 것 같아서, 맨파워가 좋고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부탁했습니다. 나머지 덩어리 규제들은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가 맡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경쟁을 시키면 규제 개혁이 좀 더 빠르게 진행되지 않겠습니까.

현재까지 4가지 트랙의 진행도를 보면 일몰제는 대폭 확대됐고요, 한시적 규제 유예도 급피치작업을 통해 5월25일에 방안을 발표했고, 6월말까지 시행령 개정작업이 마무리될 것 같습니다. 진입 규제 완화는 아직 발표하지 않았는데 대폭 정비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건 굉장히 중요한 작업입니다. 직접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직영단체들이 많기 때문이죠. 교통·운송, 에너지, 환경·위생, 유통, 건설 등의 분야에서 진입장벽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산업 선진화는 성역 없이 하려고 했는데 솔직히 1차 발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시작이 반인만큼 첫걸음에 의의를 두고 앞으로 의료, 교육, 관광 등의 분야에서 규제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박 수석이 공기업 개혁과 규제 개혁에 강한 의욕을 보이는 것은 이것들이 우리나라 국민을 부자로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수석은 그 근거로 지난 2월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중산층 특집’을 든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과 인도가 개방과 규제 개혁을 통해 중산층을 대거 만들어내면서 전 세계 인구의 57%가 중산층 반열에 오르는 역사상 3번째의 중산층 폭발을 유도했다고 보도했다. 박 수석은 “어떤 분야에 있어서는 우리가 중국과 인도보다도 규제가 많다”고 꼬집었다. 

지역 발전을 위한 프로젝트들도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올해는 지역 발전과 관련된 대단위 국책 프로젝트가 본격화되거나 입지가 선정되는 해입니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4월 국회에서 교과위가 불량 상임위로 지목된 여파로 법이 통과되지 않았는데 6월엔 통과될 것으로 보입니다. 통과 되는대로 입지를 선정할겁니다.

새만금 사업은 농업용지 비율이 70%에서 30%로 낮춰져 통과됐기 때문에 방조제 공사가 올해 11월 마무리되고 방수제 공사가 착공됩니다. 4대강 살리기는 5월말 마스터플랜이 나오면 8월말에 시공업체가 선정되고, 9월 본격 착공됩니다.

동남권 신공항 역시 지역 선정에 대한 용역에 들어갔습니다. 영남권의 대구, 김해, 사천 등 공항을 인천공항처럼 하나의 번듯한 국제공항으로 만들자는 구상인데 그게 참 복잡합니다.

첨단의료복합단지 밑그림은 6월말까지 발표하기로 되어 있는 등 이런 국책 사업들이 줄줄이 올해 입지 선정 내지 착공됩니다.

국가와 지방 사이의 재정조정제도도 6월말까지 확정되고, 그린벨트 해제에 따른 수요자들의 개발 부담금을 지방회계로 돌리는 문제 등도 마무리 단계입니다. 

/ 대담 : 김용태 편집장 / 정리 :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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