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그룹(옛 앤트파이낸셜)이 10월 홍콩과 중국 상하이 증시에 동시 상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공개 규모가 41조원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앤트그룹(옛 앤트파이낸셜)이 10월 홍콩과 중국 상하이 증시에 동시 상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공개 규모가 41조원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 핀테크 산업의 대표주자’ 앤트그룹(Ant Group)이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 기록을 세울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9월 21일(이하 현지시각) 시장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앤트그룹이 IPO를 통한 자금조달 목표를 기존 300억달러(약 35조원)에서 최소 350억달러(약 41조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앤트그룹은 기업가치가 이전 추정치인 2250억달러(약 262조원)에서 2500억달러(약 291조원)로 더 높이 평가되자 IPO 목표를 높였다.

앤트그룹이 계획대로 홍콩과 중국 상하이 증시에 동시 상장하면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 기업 아람코의 294억달러(약 35조원)를 넘어 역대 최대 IPO 기록을 세우게 된다. 금융 업계에서 시가총액도 바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넘어서고 시티그룹보다는 두 배 이상 많게 된다. 미국 은행 중에서는 JP모건체이스만이 앤트그룹보다 시가총액이 많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앞서 앤트그룹은 8월 25일 ‘중국의 나스닥’으로 불리는 상하이 증권거래소 과학혁신판(일명 ‘스타 마켓’)과 홍콩 증시 동시 상장을 신청했다. 상하이 스타 마켓과 홍콩 증시에 동반 상장하는 기업은 앤트그룹이 최초다. 앤트그룹은 상장 주간사로 중국국제금융공사(CICC), 시티그룹, JP모건과 모건스탠리를 선택했다. IPO 규모와 일정 등 기타 주요 세부사항에 대해서 직접 밝히지는 않았다. 업계에서는 앤트그룹이 이르면 올해 10월 안에 상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중국 1위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의 자회사인 앤트그룹은 글로벌 1위 핀테크 업체로 꼽힌다. 앤트그룹의 성공 신화는 2004년 출시된 알리바바그룹의 결제 시스템 ‘알리페이’에서 시작했다. 알리페이는 당시 최대 결제 플랫폼 ‘페이팔’을 벤치마킹한 에스크로(결제 대금 예치) 기반 결제 시스템이었다.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거래를 보증하면서 신뢰를 중요하게 여기는 중국에서 급성장했고, 알리바바그룹의 C2C(개인 간 거래) 기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를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로 키운 원동력이 됐다.

알리페이는 2005년부터 알리바바그룹이 아닌 다른 전자상거래 업체의 결제 수단으로 채택되기 시작했고 2009년 모바일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탔다. 2013년에는 결제하고 남은 예치금에 대한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머니마켓펀드(MMF) 서비스인 ‘위어바오’를 내놨고, 이에 힘입어 2014년 중국 제삼자 결제 시장에서 알리페이 점유율은 80%를 웃돌았다.

단지 결제 서비스였던 알리페이는 위어바오를 통해 자산운용, 소비자금융, 보험 등 금융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2014년 앤트파이낸셜로 사명을 변경한 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정보기술(IT) 기반 종합 금융회사를 표방하기 시작했다. 현재 자산관리 플랫폼 ‘자오차이바오’, 인터넷 은행 ‘마이뱅크’, 펀드 상품을 판매하는 재테크 플랫폼 ‘앤트포천’, 소액대출 서비스 ‘마이화베이’ 등도 운영 중이다. 올해 상장을 앞두고 사명을 현재 이름으로 바꿨다.


소액대출 사업이 캐시카우

앤트그룹은 올해 상반기 매출 725억위안(약 12조4142억원), 순이익 212억위안(약 3조6301억원)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은 38%, 순이익은 무려 1000%나 증가했다. 제도권 금융에서 소외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액대출 서비스는 앤트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결제 서비스 매출 비중이 더 크지만 소액대출 서비스 사업은 마케팅과 연구·개발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수익성이 훨씬 더 높다. 앤트그룹은 마이뱅크를 통해 연간 매출 100만위안(약 1억7123만원) 이하의 영세기업과 자영업자에게 무담보 소액대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누적 기준 1746만 개의 영세기업에 총 3조위안(약 514조원)을 빌려줬다. 중국 영세기업이 9000만 개인 점을 고려하면 5개 중 1개꼴로 마이뱅크에서 대출을 받은 셈이다.

앤트그룹의 핀테크 기술력 또한 높은 수준이다. 2017년 알리페이에 안면인식 결제 서비스를 탑재했고, 2018년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필리핀 전자지갑 서비스 지캐시와 손잡고 실시간 송금 서비스를 선보였다. 앤트그룹의 블록체인 기술특허 건수는 지난해 4월 기준 290건으로 세계 1위를 기록, 2위인 IBM(190건)을 크게 앞섰다.

앤트그룹은 지분 투자를 통해 아시아 각국의 전자지갑, 간편결제 서비스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해외로 우회 진출하는 전략을 세웠다. 인도 페이티엠·조마토, 태국 어센드 머니, 필리핀 지캐시, 인도네시아 이엠텍, 베트남 이몽키 등에 투자했다. 한국에서는 카카오페이의 2대 주주다.


plus point

앤트그룹 상장하면 돈방석…마윈, 30조 번다

앤트그룹이 상장하면 마윈 전 알리바바 회장이 단숨에 세계 10대 부자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포브스’가 지난 4월 발표한 ‘2020년 세계 부자 자산 순위’에 따르면 마윈 전 회장은 순자산 388억달러(약 45조원)로 17위였다. 홍콩과 상하이 증시에 동시 상장을 신청한 앤트그룹의 주식 모집 설명서를 보면 상장 성공 시 마윈의 보유주식 평가액이 250억달러(약 30조원)에 이른다. 그러나 마윈 전 회장은 6억1100만 주의 앤트그룹 주식으로 인한 경제적 이익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자신의 소유권도 8.8%를 넘기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앤트그룹 회장인 에릭 징의 보유주식 평가액도 29억달러에 달한다. 알리바바그룹과 앤트그룹의 전·현직 임원 17명 역시 억만장자 대열에 가세할 것으로 점쳐진다. 앤트그룹 상장으로 수혜를 볼 이들은 대부분 알리바바그룹의 고위 관리자 집단인 ‘알리바바 파트너십’ 소속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항저우 쥔아오 이퀴티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십(20.7%)’과 ‘항저우 쥔한 이퀴티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십(29.9%)’으로 알려진 단체를 통해 앤트그룹 주식을 가지고 있다. 이 두 단체가 앤트그룹 주식의 절반 정도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알리바바그룹(32.6%)과 29명의 투자자(16.8%)가 소유하고 있다.

앤트그룹 상장으로 홍콩에서 가장 돈이 많은 두 갑부의 재산도 더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리카싱 가문의 청쿵 허치슨 홀딩스와 청쿵 에청셋 홀딩스가 891만 주, 홍콩 초대 행정장관을 지낸 둥젠화 가문이 178만 주의 앤트그룹 주식을 가지고 있다.

임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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