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왼쪽 두 번째) 이스타항공 대표가 6월 29일 서울 방화동 본사에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 관련 기자회견 후 인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최종구(왼쪽 두 번째) 이스타항공 대표가 6월 29일 서울 방화동 본사에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 관련 기자회견 후 인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위기에 처한 항공 업계의 인수·합병(M&A)이 꼬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건의 경우 기약 없이 지연되면서 모회사 금호그룹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분 전량을 헌납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스타항공 노동조합과 인수 예정 주체인 제주항공이 모두 반발하는 모양새다.

아시아나항공은 매각 대금으로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서 빌린 차입금을 상환해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는 한편 신성장 사업에 투자하려던 애초 계획이 모두 어그러지게 된 상황이다. 최악의 경우 그룹의 모태이자 지주사 격인 금호고속만 남기고 금호그룹이 해체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금호그룹 자회사인 금호산업은 지난해 말 아시아나항공 지분(30.77%)을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에 3228억원에 넘기는 매매 계약을 했다. 계약금에 해당하는 322억원은 이미 받아둔 상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등의 여파로 HDC현산이 변심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당장 KDB산업은행(이하 산은)이 진땀을 흘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에 1조7000억원 이상의 지원을 약속한 상황에서 자칫 아시아나항공을 떠안아야 할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최근 이동걸 산은 회장과 정몽규 HDC현산 회장이 만난 것도 딜(거래) 무산을 막기 위한 산은 측의 거듭되는 요구에 HDC현산이 응해 간신히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을 집중적으로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금호산업의 구주 지분 가격을 깎아주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HDC현산이 떠안아야 하는 부담을 최대한 줄여준다는 취지다. IB 업계에서는 HDC현산이 이미 딜을 깨는 방향으로 사실상 마음을 굳힌 상태이기 때문에 다시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파격적인 카드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인 이스타항공의 경우 6월 29일 이상직 의원의 지분 헌납 긴급기자회견에 대해 인수 주체인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노동조합 모두 반발하는 모습이다. 이 의원은 긴급기자회견에서 가족이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을 회사에 넘기며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제주항공은 기자회견에 알맹이가 빠졌다는 입장이다. 임금 체불 문제가 해결돼야 하는데 아무런 방안을 제시하지 않은 탓이다. 현재까지 이스타항공의 체불 임금은 250억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체결한 주식 인수 계약대로라면 제주항공은 6월 29일까지 이스타홀딩스(38.6%)와 두 명의 개인 주주가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 51%의 인수 작업을 끝냈어야 했다. 그러나 이행 보증금(115억원)만 지급한 상태에서 인수 절차가 멈췄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 매각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주항공이 인수 대금의 절반에 달하는 체불 임금 문제를 그대로 둔 채 대주주 주식 헌납 방식과 같은 조건 변경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도의적 책임에서 벗어나려고 이 의원이 뒤늦게 지분을 헌납하겠다며 생색만 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향후 딜이 흐지부지되면 이스타항공은 하반기 중 파산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 사진 연합뉴스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 사진 연합뉴스

한국타이어 후계자에 조현범
조양래, 보유 지분 전량 블록딜 형제의 난 발발 가능성

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의 후계 구도에서 차남인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이 형인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을 앞서 나가게 됐다.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은 6월 26일 자신이 보유한 그룹 지분인 23.59%를 조현범 사장에게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 형태로 매각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6월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대 주주 변경은 있었지만, 현재와 같은 형제 경영 체제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조 부회장은 그룹 부회장직을, 조 사장은 그룹 최고운영책임자(COO)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직을 기존대로 유지한다”라고 밝혔다.

이날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최대 주주가 조양래 회장에서 조현범 사장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조 회장은 주주 명단에서 이름이 빠지고 조 사장이 지분율 42.9%로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조 부회장(지분 19.32%)은 지분 총 11.65%를 보유한 누나 두 명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DB그룹 사옥과 김남호 신임 회장. 사진 DB그룹
DB그룹 사옥과 김남호 신임 회장. 사진 DB그룹

2세 경영 시작한 DB그룹
김남호 DB손보 부사장, 회장 취임 금융연구소에서 경영 수업

지난해 재계 서열 39위인 DB그룹이 2세 경영을 시작했다. 창업주인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46) DB손해보험 부사장이 7월 1일 그룹 회장으로 취임하고 이날부터 업무에 돌입했다. DB그룹은 지난 2017년 김준기 전 회장이 갑작스럽게 사임하면서 전문경영인인 이근영 회장이 이끌고 있었다. DB그룹은 김준기 전 회장이 1969년 미륭건설을 창업하면서 시작됐다. 2000년대 철강·반도체·금융·물류 등을 중심으로 한때 10대 그룹 반열에 오르기도 했지만, 부채 증가와 실적 악화를 겪은 후 금융과 제조 두 축으로 조정됐다. 지난해 말 기준 DB손보와 DB생명·DB금융투자 등 그룹 매출에서 금융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달한다. 김남호 신임 회장은 2015년부터 DB금융연구소를 담당하며 금융 계열사들을 관리하는 등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DB그룹은 DB손보가 금융 계열사를, DB Inc가 제조 부문을 지배하는 형태로 돼 있다. 김 회장은 DB손보 지분 8.3%, DB Inc 지분 16.8%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강원 홍천에 있는 클럽모우CC. 사진 클럽모우CC
강원 홍천에 있는 클럽모우CC. 사진 클럽모우CC

두산重, 클럽모우CC 1800억에 매각
하나금융 컨소시엄이 매수 경영 정상화 위한 구조조정 일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시행하고 있는 두산중공업은 6월 29일 “보유한 클럽모우CC(골프장) 매각을 위한 입찰 결과, 입찰가 1800억원대를 제시한 하나금융-모아미래도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라고 밝혔다.

컨소시엄은 2주간 실사를 진행한 후 본격적인 인수에 나선다. 클럽모우CC는 두산중공업이 2013년부터 강원도 홍천군에서 운영 중인 27홀 퍼블릭 골프장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골프장 인기가 오르자 이번 입찰에 20여 곳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중공업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첫걸음을 뗐다”라며 “가급적 7월 안에 매각 딜을 마무리하고 이번 자산 매각을 시발점으로 삼아 자구 노력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두산중공업은 3조원 이상의 재무구조 개선을 목표로 연내 1조원 규모의 유상 증자 및 자본 확충을 할 계획이다. 두산중공업과 모회사 ㈜두산은 두산솔루스, 두산인프라코어 등을 포함한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김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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