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2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전경.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 올해 CES에는 전체 2200여 개의 기업이 참가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지난 2019년 4500여 개와 비교해 절반 규모다. 윤진우 기자
CES 2022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전경.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 올해 CES에는 전체 2200여 개의 기업이 참가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지난 2019년 4500여 개와 비교해 절반 규모다. 사진 윤진우 기자

세계 최대 정보기술·가전 박람회 ‘CES 2022’가 1월 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사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올해 CES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렸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도 한국은 미국(1300여 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416개 기업이 참가하면서 역대 최대 참가 규모를 기록했다. CES 2022 전체 참가 기업은 2200여 개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지난 2019년 4500여 개와 비교해 절반으로 줄었다. 올해 CES의 키워드는 우주테크, 푸드테크, 친환경, 인공지능(AI), 로봇, 메타버스(metaverse·현실과 가상이 혼합된 세계)로 요약된다. CES 주최 측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 게리 샤피로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올해 CES를 통해 다양한 기술의 성장 로드맵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전 세계 수많은 스타트업들과 우주테크, 푸드테크 등 신기술의 성장 가능성을 볼 수 있는 자리였다”라고 했다.

55년 만의 우주 비행선 첫 전시

CES 2022 개막 전부터 가장 큰 관심을 받은 분야는 단연 우주테크다. 올해 처음으로 우주 산업을 다루는 기업들이 CES에 참가했기 때문이다. 미국 항공 우주 기업 시에라 스페이스(Sierra Space)가 대표적이다. 시에라 스페이스는 1963년 설립된 시에라네바다코퍼레이션의 계열사로, 올해 CES에서 우주 비행선 ‘드림 체이서’를 전시했다. CES가 열린 지난 55년 동안 우주 비행선이 전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드림 체이서는 최대 30회까지 재사용이 가능한 우주 왕복선이다. 크기는 기존 우주 왕복선 대비 4분의 1에 불과해 더 적은 에너지로 운행할 수 있다. 드림 체이서는 앞으로 국제 우주정거장에 물자를 수송하는 임무를 시작으로 우주여행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특히 자율주행 기술로 조종사가 필요 없고, 3㎞ 길이의 활주로만 있으면 이착륙이 가능하다.

시에라 스페이스는 우주에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우주정거장 ‘라이프 해비타트’도 개발 중이다. 드림 체이서를 타고 우주정거장에 도착하면 발광다이오드(LED)로 키운 채소를 먹으며 최대 4명이 수개월간 생활할 수 있다. 시에라 스페이스는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만든 우주탐사 기업 블루 오리진(Blue Origin)과 지구 저궤도에 건설해 상업적으로 운영할 우주정거장 오비탈 리프(Orbital Reef)도 함께 개발 중이다. 시에라 스페이스는 CES 전시관에 가상현실(VR) 기기를 활용해 오비탈 리프 내부를 관람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했다.


건강한 먹거리 푸드테크, 혁신 기술로 우뚝

대체 육류, 대체 우유 등으로 대표되는 푸드테크 역시 올해 CES에 새롭게 포함된 분야다. 코로나19로 대표되는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과 기후 변화로 사람들은 더 건강하고 환경에 좋은 음식을 찾기 시작했다. 동물 단백질 대신 식물 단백질을 찾기 시작했고,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농업 기술 등으로 관심이 확장됐다. 벤처캐피털 관련 전문기관 피치북은 올해 상반기 전 세계 푸드테크 스타트업 투자금은 160억달러(약 19조원)로, 지난해 전체 투자액의 8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CES에서는 미국 마이코테크놀로지가 만든 곰팡이균을 활용한 발효 기술이 주목받았다. 2013년 설립한 마이코테크놀로지는 버섯을 이용한 다양한 대체 식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CES 2022에서 오로지 표고버섯 곰팡이로 만든 대체 육류를 전시했다. 또 버섯으로 만든 우유와 완두콩 및 쌀 단백질 등을 사용한 육류 대체품을 소개해 관람객을 사로잡았다. 비욘드허니컴은 전문 요리사의 조리법을 AI 로봇이 분자 단위까지 분석해 재현했다. 언제나 균일한 맛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짜파구리와 닭 구이를 관람객들에게 제공해 인기가 높았다.


1 영국 엔지니어드 아츠가 선보인 휴머노이드 로봇 아메카. 2 미국 항공 우주 기업 시에라 스페이스가 CES 역사 55년 만에 처음으로 전시한 우주 비행선 드림 체이서. 3 SK그룹이 계열사와 함께 마련한 공동 전시 부스. 윤진우 기자·SK텔레콤
1. 영국 엔지니어드 아츠가 선보인 휴머노이드 로봇 아메카.
2. 미국 항공 우주 기업 시에라 스페이스가 CES 역사 55년 만에 처음으로 전시한 우주 비행선 드림 체이서.
3. SK그룹이 계열사와 함께 마련한 공동 전시 부스. 윤진우 기자·SK텔레콤

사람처럼 감정 표현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영국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기업 엔지니어드 아츠(Engineered Arts)가 선보인 휴머노이드 로봇 ‘아메카’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아메카는 AI를 적용한 인간형 로봇 플랫폼으로 눈을 깜빡이고 미소를 짓는 등 사람이 느끼는 감정을 사실적으로 표현한다. 사람들과 자유롭게 상호작용할 수 있어 현재까지 나온 휴머노이드 로봇 가운데 가장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메카는 CES 2022를 찾은 관람객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특히 일상의 대화를 주고받는 기존 대화 로봇과 달리 사람들이 짓는 표정과 말투 등을 정확히 잡아내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아메카는 기계 부품과 몸체의 관절을 그대로 노출한 모습이다. 엔지니어드 아츠는 사람과 너무 똑같을 때 생기는 불쾌한 느낌을 없애기 위해 이런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성별과 인종이 구분되지 않게 만들었다. 엔지니어드 아츠 관계자는 “2~3개월이면 사람이 아닌 어떤 형태로도 로봇을 만들 수 있다”라고 했다.


빈자리 채운 韓 기업, 혁신상 최다 수상

삼성전자, SK그룹으로 대표되는 한국 기업들도 CES 2022에서 혁신 제품과 서비스를 뽐냈다. 특히 국내 139개 기술과 제품이 CES 혁신상을 받으며 최다 수상 기록을 세웠다. 참가 규모나 CES 혁신상 수상 모두 한국 역대 최다 기록을 세운 것이다.

삼성전자는 참가 기업 가운데 가장 넓은 3596㎡(약 1088평) 규모의 전시 부스를 마련했다.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 네오 QLED, 갤럭시S21 FE, 가사 보조 로봇 등을 전시해 관람객의 찬사를 받았다. 또 한종희 삼성전자 DX(디바이스 경험) 부문장 부회장은 CES 2022 기조연설자로 나서 혁신 기술이 지향해야 할 가치인 ‘지속 가능한 미래’를 강조했다.

SK그룹 계열사들은 ‘2030 SK 넷-제로(Net-Zero) 약속 선언’을 주제로 공동 전시 부스를 마련했다.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210억t)의 1%에 해당하는 2억t의 탄소를 줄이겠다는 목표다. SK스퀘어와 SK텔레콤, SK하이닉스는 CES 2022에서 ICT 융합 기술을 공동 개발·투자하고, 글로벌 진출에 힘을 모으는 ‘SK ICT 연합’ 출범을 선언했다. SK ICT 연합은 올해 1조원 이상의 글로벌 ICT 투자금을 조성·운용할 계획이다. SK는 앞으로 반도체와 통신 분야에 대한 투자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한국 스타트업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한국은 역대 가장 많은 292개 스타트업이 참가했다. 박재흥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와 석·박사 과정 학생들이 만든 원격 제어 로봇 도깨비와 와이파이(Wi-Fi)를 이용해 수면 중 호흡수와 뒤척임 정도 등을 측정하는 수면 진단 기술을 선보인 에이슬립 등이 주목을 받았다.

윤진우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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