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전기차 ‘UX300e’. 고성민 기자
렉서스 전기차 ‘UX300e’. 사진 고성민 기자

도요타가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를 렉서스를 통해 내놓았다. ‘UX300e’ 모델이다. 승차감은 렉서스답게 부드러웠으나, 1회 충전 최대 주행 거리 233㎞가 약점이다.

6월 21일 제주공항 인근 렉서스 제주 전시장에서 모슬포항 인근 서귀포시의 한 카페까지 약 80㎞를 달렸다. UX300e는 전장(차 길이) 4495㎜, 전폭(차의 폭) 1840㎜, 전고(차 높이) 1525㎜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다. 현대차 코나, 기아 니로, 르노코리아 XM3 등과 경쟁한다. 외관은 하이브리드 모델 ‘UX250h’와 같다. 측면 외관에 전기차를 의미하는 ‘일렉트릭(Electric)’ 배지를 달았고, 전기차 전용 18인치 타이어를 탑재했다는 정도의 차이다. 실내 계기판의 배터리 잔량도 내연 기관차처럼 F(Full)와 E(Empty) 사이에서 바늘이 움직이는 모양으로 표시된다.

실내는 실망스러운 부분이 여럿 있다. 우선 중앙에 있는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가 7인치로 요즘 신차들과 비교하면 작다. 또 터치스크린이 아니어서 센터 콘솔에 위치한 패드로 조작해야 한다. 노트북 터치패드로 마우스 커서를 움직이는 것과 같은 방식인데, 손가락으로 패드를 살짝 밀어도 의도와 달리 디스플레이 버튼이 여러 칸씩 이동했다. 터치스크린과 비교하면 손가락을 수차례 더 움직여야 했다. 주행 모드를 변경하는 버튼이 운전대 뒤쪽에 있다는 점도 아쉽다. 오른손을 핸들 우상단 뒤편으로 쭉 뻗은 뒤 버튼을 찾아 상하로 회전하는 방식인데, 주행 도중에는 주행 모드를 변경하기가 불편했다.

승차감은 부드러웠다. 전기차답게 액셀을 밟자마자 빠르게 치고 나갔다. 튕겨 나갈 정도의 과도한 가속을 뽐내지 않고 적당히 속 시원한 가속감을 준다. 렉서스 특유의 부드러움과 정숙성이 반영된 듯했다. UX300e는 급가속으로 인해 차체와 주행 자세가 불안정해지는 것을 방지하고자 토크가 점진적으로 증가하도록 제어한다. 가속 직후부터 최고 토크를 발휘하는 전기차의 특성을 억눌러 승차감을 완성했다. 최고 출력은 204마력, 최대 토크는 30.6㎏·m,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7.5초다.

시승 구간은 한라산 산길을 구불구불 오르내리며 관통하는 코스였다. 이번 시승 행사에는 UX300e와 하이브리드모델 NX350h가 마련됐는데, UX300e는 산길, NX350h는 해안도로를 거쳐 고속 직선 구간을 달리는 코스로 나뉘었다. 렉서스 관계자는 “UX300e의 매력은 와인딩 로드(굴곡이 이어지는 도로)에서 느껴지는 승차감, NX350h의 매력은 고속 구간에서 느껴지는 힘”이라면서 “UX 300e를 탈 땐 스포츠 모드로 산길을 오르내리며 승차감을 느껴보라”고 추천했다. 이 말에 따라 스포츠 모드로 산길을 주행해보니, UX300e는 구형 팰리세이드(1870㎏)만 한 공차 중량(1830㎏)임에도 민첩하고 안정적으로 코너링했다. ‘손맛’이 느껴졌다.


‘UX300e’의 전후면과 실내. 사진 고성민 기자
‘UX300e’의 전후면과 실내. 사진 고성민 기자

UX300e는 국내 시장엔 올해 출시됐으나 사실 2020년 출시 모델이다. 2020년 중국과 유럽, 일본에서 먼저 판매를 시작했으며 국내 시장엔 2년여 늦은 지난 6월 상륙했다. 출시가 2년 늦은 격차는 짧은 주행 거리에서 느껴진다. UX300e는 54.35㎾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최대 주행 거리가 233㎞(상온 복합 기준)에 불과하다. ‘하이브리드 명가’ 도요타의 이름값을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도요타가 1997년 출시한 세계 최초의 양산형 휘발유·전기 하이브리드 ‘프리우스’는 극한의 연비를 무장한 게임 체인저였지만, UX300e는 전기차 선구자들과 비교하면 뒤처져 있다는 인상을 준다. 급속충전 규격이 국내 표준인 DC콤보가 아닌 DC차데모(CHAdeMO·일본식 급속충전시스템)라는 점도 단점이다. 국내 전기차 급속충전기는 DC콤보, DC차데모, AC3상 등 세 가지 방식으로 나뉘는데, 정부는 2017년 DC콤보를 국내 표준으로 정하고 DC콤보 방식 전기차 충전소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DC차데모는 2017년 이전 제작된 기아 레이·쏘울, 현대차 아이오닉, 닛산 리프 등 전기차에 주로 적용된 소위 ‘옛날 방식’이다.

UX300e의 가격은 5490만원이다. 출시 가격이 5500만원 미만이어서 소비자는 전기차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다. 렉서스는 전기차 보조금 100%를 받을 수 있는 가격으로 UX300e의 몇몇 단점을 상쇄하려는 전략을 꺼내 들었다. 

UX300e의 국가별 최저 판매 가격을 살펴보면, 국내 출시가는 중국 36만2000위안(약 7348만원)과 영국 4만2645파운드(약 6827만원)보다 저렴하고 일본 본토 판매 가격 580만엔(약 5220만원)보다는 약간 비싸다. 국고보조금 605만원과 지방보조금 172만원(서울 기준)을 받으면 국내 소비자 부담 가격은 4713만원으로 떨어진다.

UX300e는 ‘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 플러스’ 기능을 탑재했다. 차선 이탈 경고와 차선 유지 등 기능을 갖춘 차선 추적 어시스트(LTA·Lane Tracing Assist), 전방에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운전자에게 경고하고 필요시 제동력에 부분적으로 개입해 브레이크 작동을 보조하는 긴급 제동 보조 시스템(PCS·Pre-Collision System), 운전자가 설정한 차량 속도와 앞 차량과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하는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Dynamic Radar Cruise Control) 등을 지원한다. 별도의 가속음이 없는 전기차의 특성을 보완하고자 운전자가 액셀을 밟을 때 가상의 가속 사운드가 들리도록 한 ‘액티브 사운드 컨트롤’ 기능도 탑재했다. 이 기능은 운전대 왼쪽 하단에 있는 버튼을 통해 켜고 끌 수 있다.

고성민 조선비즈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