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재시(Andy Jassy) 하버드대 정치학, 하버드 경영대학원 MBA, AWS 총괄부사장
앤디 재시(Andy Jassy) 하버드대 정치학, 하버드 경영대학원 MBA, AWS 총괄부사장

인공지능(AI)·블록체인·클라우드·로봇·양자컴퓨팅 등 기술 발전 속도가 가늠할 수 없이 빨라지면서 모든 기업이 AI 전문가, 컴퓨터 과학자, 데이터 분석가 등 기술 인력을 충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4차 산업혁명 시대 등으로 대변되는 기술 혁신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정보기술(IT) 전문가라고 말한다.

하지만 세계 클라우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앤디 재시(Andy Jassy) 최고경영자(CEO)는 “기업의 핵심 인재가 갖춰야 할 진짜 중요한 능력은 ‘기술력’보다 ‘창조력’”이라고 주장한다.

6월 28일 AWS 코리아 사옥에서 만난 재시 CEO는 부드러운 미소로 사람을 끌어당겼다. 하지만 기술 변화 시대에 필요한 인재상과 경영자가 명심해야 할 것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단호하고 확신에 찬 눈빛이었다.

재시 CEO는 “과거 20년간보다 앞으로 10년간 더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그런 환경에서는 단순히 기술 변화에 적응해 일하는 기술자가 아니라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낼 인재가 필요하다”면서 “기업이 성공하려면 창조적 빌더(builder)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재시 CEO는 1997년 아마존에 합류했다. 2003년 직원 57명과 함께 AWS 사업부를 만들어 클라우드 시장을 개척했다. 기업이 자체적으로 갖춰야 할 서버와 기업 경영을 위한 다양한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로 전환할 수 있게 했다. 서버와 소프트웨어 등 컴퓨팅 인프라를 필요한 만큼 대여해서 쓰고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AWS는 2017년 기준 세계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을 44%까지 끌어올리며 업계 1위에 안착했다. 클라우드 시장 2위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점유율이 7%라는 점에서 압도적인 격차다.

AWS의 실적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AWS가 매출과 영업이익을 별도로 공개하기 시작한 시점은 2016년이다. 2016년 AWS 매출액은 122억1900만달러, 영업이익은 31억900만달러였다. 2017년 매출액은 174억5800만달러로 전년 대비 42.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3억3100만달러로 39.3% 늘었다.

AWS의 올 1분기 매출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9% 증가한 54억4000만달러(약 6조원)를 기록하면서 아마존그룹 내 효자로 자리 잡았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220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AWS가 이런 실적을 거둘 수 있게 만든 일등공신이 바로 재시 CEO다.

이 덕분에 2016년 그의 연봉은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보다 20배 많은 3650만달러(약 390억원)에 달했다. 또 재시 CEO는 버너 보겔스 아마존 최고기술책임자(CTO)와 함께 제프 베이조스와 대면해 경영 전략을 조언하고 그와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재시 CEO는 “가까운 미래에는 20년 전에 생성·저장·분석되던 데이터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엄청난 데이터가 활용될 것”이라며 “가장 기초적인 기기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자산으로 활용하는 능력도 극적인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몇 년 안에 집이나 자동차는 물론 공장·비행기·선박 등 모든 곳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여러 기기로 모으게 된다. 집이나 자동차에서는 일반 사용자들의 생활 습관이나 운전 습관 데이터가 수집되고, 산업 영역에서는 생산량은 물론 제조·채굴·수확 시기 등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해지게 된다.

재시 CEO는 “모든 기업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소화할 역량을 갖출 수는 없기 때문에 클라우드로의 이전 역시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며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많은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기 위해선 AI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동시에 로봇 공학과 음성인식 인터페이스로의 전환도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시 CEO는 “음성 제어 사용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본다”며 “과거 노트북에서 스마트폰 중심으로 넘어갈 때의 혁명처럼 모두가 음성으로 제어하는 것이 익숙해지면 화면을 터치하는 것이 오히려 구식으로 여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창조력은 폭발적인 변화에 적응하는 힘

이런 기술 변화 시대에 맞춘 인재는 단순한 기술 전문가가 아니란 것이 그의 주장이다. 

재시 CEO는 “많은 기업이 컴퓨터 과학자, 머신러닝(기계학습) 전문가, 데이터 분석가, 프로덕트 매니저 등 여러 직군에서 기능적 부분을 중요시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자질은 ‘창조력’, 즉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재시 CEO는 “창조력이 있는 인재는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고객이나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는지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자질을 가진 인재가 더 창조적인 업무에 집중하면 기업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봤다.

10년 후의 미래가 아니더라도 지금 당장 많은 기업들이 클라우드는 물론 AI·블록체인·사물인터넷(IoT) 등 여러 기술 과제와 직면하고 있다.

그는 “기업가들은 다양한 기술을 모두 활용할 준비태세를 갖추고 이를 위해 조직 전반을 다듬어야 한다”며 “기술 변화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언제나 대응할 준비를 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재시 CEO는 “기업 내에서 임원이나 협력사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당장은 기술 변화 대응 전략이 필요없다고 할 수도 있다”며 “좋은 의도이거나 이기적인 이유이거나 상관없이 리더라면 이를 넘어서서 정답에 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정답은 ‘모든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다. 언제든지 새로운 기술에 대응할 수 있도록 연구 조직 등을 완비해 둬야 하고, 직원에 대한 기술 교육도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

그가 경영인들과 기업들에 마지막으로 한 충고는 ‘중력에 저항하지 말라(Don’t fight the gravity)’는 것이었다. 변화가 진행되고 있고 원하든 원하지 않든 결국 벌어질 일이라면 이를 적극 수용해서 활용하라는 얘기다. 재시 CEO는 “변화를 좇아가는 것이 아니라 변화로 인해 바뀔 모습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버, 에어비앤비와 같은 기업이 호텔·운송 산업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보면 알 수 있다”며 “기업이 변화에 도전하지 않고 고객 경험을 진화시키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범수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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