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우울증을 겪는 사람이 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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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우상 밝은마음병원 원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엄마 심리 수업’ 저자
윤우상 밝은마음병원 원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엄마 심리 수업’ 저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인류를 공격한 지도 벌써 2년이 되어가고 있다. 코로나19가 만든 뉴노멀 시대에 우리도 그럭저럭 적응하고 있는 듯하다. 겉으로 잘 적응하는 것 같지만 사실 내면의 심리적인 상황은 무척 심각하다. 뉴노멀을 대표하는 세 가지 키워드는 사회적 거리 두기, 비대면, 마스크다. 한마디로 만남이 없는 생활이다. 만남이 없으면 재미도 없고 의미도 줄어든다. 그러다 보니 ‘코로나 블루’라는 용어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코로나 블루를 간단하게 정의하면 ‘치료받을 정도는 아닌 가벼운 무기력감’이라고 할 수 있다. 우울증이라고 할 수는 없고 ‘기분이 꿀꿀하네’ 정도다. 전에 재미있던 일이 지금은 별로 재미가 없고 평소 하던 일상적인 일도 하기 싫어진다. 이런 상태가 깊어지면 우울감이나 슬픔에 빠지게 된다. 코로나 블루는 우울증의 전조증상이라 할 수 있다.

코로나 블루를 간단하게 자가진단해보자. 내가 평상시에 그럭저럭 잘 지내던 점수를 10점 기준으로 하고 지금 나의 기분이나 활력 상태를 점수로 매겨 보자. 만일 7점 이하로 나오고 그 상태가 2주 이상 지속되면 코로나 블루를 의심해야 한다. 이런 코로나19 상황에서 약간의 무기력이나 무감동한 생활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남들도 나처럼 그러려니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 코로나19 상황이라고 해도 나의 삶은 예전처럼 활력이 있어야 정상이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간혹 코로나 블루가 무기력이나 우울감이 아닌 행동의 문제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매일 ‘혼술’을 한다든지 예전보다 게임에 더 빠진다든지, 아니면 영상이나 사이버 세상에 매몰된다든지 하는 것도 코로나 블루의 한 증상일 수 있다. 심리적 무기력이 중독성 행동 양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럴 때 나의 심리상태를 재평가해야 하고 생활에 변화를 줘야 한다.

코로나 블루 외에도 ‘코로나 레드’ ‘코로나 블랙’이라는 신조어가 나타났다. 코로나 레드는 우울감이나 무기력보다는 짜증과 화를 많이 내는 현상이고, 코로나 블랙은 모든 것이 암담하게 느껴지는 상태로 우울, 좌절, 절망이 특징이다. 코로나 블랙은 치료가 필요한 우울증으로 봐야 한다.

최근에 우울증으로 진료실을 찾는 분이 많아지긴 했다. 대개 우울증은 큰 스트레스가 있거나 갱년기 우울증 같은 호르몬의 변화가 원인인데 최근에는 특별한 스트레스 없이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아마 코로나19 상황에 영향을 받아서 그런 것이 아닐까. 예전 같으면 금방 털고 일어났을 스트레스에도 지금은 쉽게 넘어진다. 날씨가 흐리면 기분이 안 좋듯이 코로나19 상황으로 감염, 죽음 등 불안한 요소들이 생활 밑바탕에 깔려 있어서 심리적 건강이 많이 취약해졌다고 봐야 한다.

우리 모두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그럴수록 몸은 멀어져도 마음은 더 가까워져야 한다. 내 마음을 잘 챙기는 것뿐 아니라 내 가족, 내 친구, 내 이웃의 마음도 잘 챙겨줘야 한다. 그래서 이 코로나 위기를 건강하게 극복해야 한다.

윤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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