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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하다’는 의미의 ‘크레아’처럼 강남의 고급 양식당 문화에 새로운 장 열 것”
  > 2015년12월 134호 > 라이프
[CEO를 위한 gundown의 오너셰프 맛집⑧] 도산공원의 프랑스 레스토랑 ‘크레아(CreA)’ 양지훈 오너셰프
“‘창조하다’는 의미의 ‘크레아’처럼 강남의 고급 양식당 문화에 새로운 장 열 것”
기사입력 2015.12.15 11:18

양지훈 크레아 오너셰프는 대학 졸업 후 호텔과 식당에서 일하다가 프랑스 고급 정찬요리인 ‘오뜨 뀌진’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유럽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경험한 재료와 색감을 자신의 요리에 반영했다.

쿡방이라 불리는 음식 프로그램의 열기와 함께 젊은 남성 셰프들의 인기 또한 뜨겁다.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식당에서의 음식 만들기보다는 방송출연이나 광고 찍기에 열심이다. 반면, 방송이 아닌 자신의 식당에서 음식으로 평가를 받는 이들 또한 분명히 있다.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인근에 있는 프랑스 레스토랑 ‘크레아(CreA)’의 양지훈 오너셰프는 부산 출신 1975년생이다. 영화감독이 되려고 3수 끝에 단국대학교 연출과에 합격했지만, 진로를 바꿔 경희대학교 조리학과로 1998년 재입학했다. 졸업 후 호텔과 식당에서 일하던 그에게 ‘오뜨 뀌진(Haute Cuisine·프랑스의 고급 정찬요리)’에 대한 열망이 생겨났다. 마침 서울에 프랑스 ‘르 꼬르동 블루(Le Cordon Bleu·유명 요리학교)’의 분점이 생겨 1기로 입학했다. 중급과정을 마친 후 2004년에 파리 ‘르 꼬르동 블루’에 유학을 갔다. 현지 유명 레스토랑에 무수히 실습을 다니며 기술과 현장실무를 익혔다. 미국 코네티컷 주의 유명식당 ‘레인(Rain)’에서의 근무는 큰 기회가 되었다.

“영어가 서툴어 지시에 대꾸나 반박을 못하고 열심히 일할 수밖에 없었어요. 자기주장이 강한 미국인 직원들과는 다른 태도였죠. 성격 까다로운 셰프의 마음에 들어서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유럽에서 일할 때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경험한 재료와 색감 또한 저의 요리에 큰 영향을 끼쳤고요”

양 셰프는 2006년 아랍에미리트 인터컨티넨탈 호텔의 헤드셰프 자리를 제안 받았다.

“집과 항공권 제공에 연봉이 6000만원이어서 솔깃했죠. 무엇보다도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다 싶어 응했어요. 그 후 두바이의 ‘피에르 가니에르’로 옮겼죠. 거기서 배운 다양한 향신료 사용법과 음식의 모양새가 지금의 제 요리에 녹아들어 있습니다.”

귀국 후 서울 청담동에 ‘루카511’을 열어 대중의 주목을 끌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 셰프로 뽑혀 MBC 무한도전 뉴욕편에 출연했다. 인기가 치솟았고 예약 전화가 하루 150통 이상 걸려왔다.

“화려함 뒤에는 어둠이 있더군요. 식당 공동명의 투자자가 파산하며 그 빚을 제가 안게 되었어요. 그 뒤 ‘남베101’도 공동운영을 하다 어렵게 문을 닫았고, 또 다른 투자자의 제의로 서울과 부산에 3개 식당을 열려고 열심히 준비하던 중 그도 해외로 도망가서 8억원의 빚을 얻었어요. 결국 그들은 제 명성을 이용하려 했을 뿐임을 깨달았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내 가게는 혼자 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악착같이 빚을 갚아나간 그는 2015년 9월 마침내 자신만의 식당인 ‘크레아’를 도산공원 뒤에 열었다. 불어로 ‘창조하다’는 뜻의 상호처럼 강남의 고급 양식당 문화에 새로운 장을 열겠다는 생각이다.


함께 사업을 하던 사람들로 인해 8억원의 빚을 얻게 된 양지훈 셰프는 악착같이 빚을 갚아나갔고, 2015년 9월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인근에 자신의 식당 ‘크레아’를 열었다.

“마지막 기회라 여기며 남다른 각오를 다졌어요. 먼저 요리에 힘을 뺐습니다. 그동안은 보여주고픈 요리였다면 이제는 먹여주고픈 음식을 내려고 합니다. 그래서 가격을 낮추고 우리 밥상에 올라가는 친근한 재료로 창의적인 프랑스 요리를 내고 있습니다. 저녁엔 8만8000원, 점심엔 3만8000원인 코스요리가 주력메뉴이며 취향에 따라 구성을 선택할 수 있어요.”

지난 11월 초 저녁코스 구성은 다음과 같다.

먼저, 생새우와 엔초비 마늘소스의 참소라 아뮤즈(식전의 맛돋움용 음식)로 시작한다. 에피타이저로는 연어 그라브락스(북유럽식 전통 연어요리)에 사과크림치즈와 토마토 콩피(프랑스 전통방식의 조림음식)가 곁들여졌다.

생선요리에는 서양에서 달고기(물고기)에 파프리카 콩피와 파튀김이 더해지고 베이컨 브이용(Bouillon·맑게 우려 낸 육수)이 깔려 고급스러움을 한껏 높였다.


크레아의 인기메뉴인 돼지고기 라비올리(왼쪽). 소고기 스테이크는 적당한 지방과 풍미가 있는 보섭살(소의 엉덩이 윗부분)을 사용했다.

합리적 가격으로 문턱 낮추고 인테리어는 최고급으로
돼지고기 라비올리는 크레아의 인기메뉴다. 쌀로 반죽한 피에 진한 양념의 고기가 들었고 적시소잎의 향긋함으로 포인트를 살렸다. 메인으로는 오리가슴살 스테이크가 훌륭하다. 12시간 염지한 고기를 수비드(저온조리) 방식이 아닌 섭씨 70도의 오븐에서 익혔다. 살아있는 육질과 오렌지소스 및 구운 망고와의 결합이 잘 어울린다. 소고기 스테이크는 보섭살(소의 엉덩이 윗부분)을 쓰는 것이 특색 있다. 적당한 지방과 풍미가 있어 양지훈 셰프가 선택했다. 근막을 힘줄로 오해하는 고객이 간혹 있어 안타깝다고 한다. 거기에 포트와인소스와 달콤한 피망 처트니(과일을 졸여 만든 소스)가 더해진다.

점심 세트는 메뉴 중 세 가지를 고를 수 있다. 퀴노아(안데스산 곡물) 샐러드, 피스타치오 파우더와 말린 코코넛을 입힌 한치구이, 네 가지 버섯의 라자냐, 송로버섯향이 가득한 레몬버터 리조토, 훌륭하게 익힌 오리다리 콩피, 아스파라거스 퓨레를 곁들인 삼겹살구이. 그리고 프랑스식 디저트인 쁘띠푸(Petit Four)와 커피.

“합리적인 가격으로 문턱은 낮췄습니다. 프랑스 요리라면 인테리어와 그릇도 좋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인테리어에 6억원을 들였고, 그릇은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여건에서 가장 좋은 것으로 총 1억5000만원을 투자했죠. 무엇보다 좋은 식재료를 쓰는 것, 주방 및 화장실 위생에 철저하자는 원칙을 꼭 지키고 있습니다. 그런 게 고객을 위한 최고의 예우라 믿어서죠.”

프랑스 요리는 소스의 미학이다. 연구하고 노력하며 공을 들여야만 맛과 조화가 이뤄진다. 그런 면에서 크레아의 음식들이 양 셰프 최선의 결과물임을 느낄 수 있다. 서양채소와 허브는 물론이고 우리의 제철채소를 적절히 써서 장식하고 맛을 내는 솜씨가 좋다. 재료와 모양 그리고 향과 맛을 세세히 살피며 음미하는 즐거움이 각별한 곳이다.

프랑스 요리라면 로브스터(lobster)나 거위간이 있어야 ‘제대로’라 여기는 이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다. 합리적인 가격이면서도 분위기와 서비스는 물론, 음식에서도 품격과 정성이 느껴지는 곳으로 추천하고 싶다. 필자는 양 셰프가 인생역경의 경험들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며, 앞으로도 자신의 주방과 음식을 책임지는 ‘스타셰프’이길 기대한다.

◆크레아(CreA)
위치 :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 164길 24 아크로스빌딩 3층
문의 : 070-8973-1045 
기타 : 미취학 아동 동반은 룸 이용 시 가능

▒ 박태순
2002년부터 각종 포털 사이트와 매체에 독특한 관점의 음식 칼럼을 게재하고 있는 우리나라 음식분야의 정상급 칼럼니스트

기사: 박태순
사진: C영상미디어 양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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