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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현실적인 사업만 하려 하나 불가능하다는 사업이 기회인데”
  > 2016년01월 135호 > 연중기획
“왜 현실적인 사업만 하려 하나 불가능하다는 사업이 기회인데”
기사입력 2016.01.31 16:55


산업혁명 초창기 시절인 1811년 영국에는 네드 러드(Ned Lud)라는 사람을 주축으로 비밀결사 모임 하나가 생겼다. 당시 영국의 대표 산업은 섬유산업이었다. 농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고용이 이 산업에서 창출됐다. 수많은 가정의 어머니, 누나, 형들이 작은 공장에 앉아 하루 종일 실과 옷감을 짜는 일을 한 것이다.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기술혁신이 일어났고 증기기관, 방적기 등의 기계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수(手)작업을 통해 이뤄지던 산업 시스템이 높은 효율을 자랑하는 기계로 대체됐다. 동시에 사람들이 직업을 잃기 시작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악마 같은 기계가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 게 네드 러드와 비밀결사 동료들이다. 그들은 밤마다 복면을 쓰고 새로운 공장의 기계들을 때려 부쉈다. 이 움직임은 대규모 실업 사태와 함께 급속하게 확산됐고, 네드 러드의 이름을 따서 ‘러다이트 운동’이라고 불렸다. 이후 러다이트 운동은 반(反)테크놀로지 운동을 뜻하는 일반명사로 사용되고 있다.

자신의 한 평생을 실과 옷감을 짜는 데 보냈던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자신도 그들과 같은 삶을 살 거라 믿었던 누나와 형들은 기계의 출현을 그저 스쳐 지나가는 문제로 생각했다.

“어떻게 기계가 이렇게 가느다란 실을 다룰 수 있겠어?” “인간의 손만이 할 수 있는 섬세한 일을 어떻게 쇳덩어리가 할 수 있단 말이지?”

무언가 일시적인 문제가 생겨 일자리를 잃었지만, 곧 이 문제를 해결해 과거처럼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은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런 날은 영원히 오지 않았다. 그들은 왜 자신에게 그러한 불행이 일어났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해야 했다. 반대로 기술이 가진 의미를 이해하고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사람들은 ‘부르주아’라는 새로운 자본가 계급으로 재탄생하며 시대를 이끌기 시작했다.

200년 전의 이야기지만 이런 패러다임은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 기술혁신과 자동화에 의한 대량생산이 가져온 생산성 증대는 노동자 계층을 사라지게 했다. 1980년대에 시작한 정보혁명은 과거 산업혁명과는 비교도 안 되는 속도로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1988년에 우연히 손에 넣었던 ‘애플2’로 인해 필자 역시 이 거대한 흐름에 단역 배우로 참여했고, 그로부터 무려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지켜본 세상은 너무 빨리 변해서 숨이 막힐 지경이다.

퍼스널 컴퓨터의 출현, 마이크로소프트가 일단의 승리를 이끌어냈던 운영체제(OS)전쟁, 인터넷 출현을 통한 전 세계의 연결, 모두가 개인홈페이지를 만들던 시절, 필연적인 검색엔진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등장, 아이폰을 필두로 스마트폰이 만들어낸 모바일 혁신,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IoT(internet of things),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online to offline)까지 기술혁신과 세상의 변화는 빠르게 이뤄졌다.


정보혁명을 능가하는 인공지능 시대가 오고 있다. <사진: 조선일보 DB>


인간 지능이 인공지능과 결합하면?

그런데 지금까지 보여준 정보혁명은 맛보기라고 할 정도로 거대한 혁신의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 바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다. 인터넷을 통해서 생산되는 수많은 데이터, 그리고 엄청나게 빠른 컴퓨팅 파워가 결합되면서 인간과 같은 수준의 인지능력을 갖춘 기계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상용 수준의 무인 자동차가 이미 도로 위를 달리고 있으며, 추상적인 질문에 답하는 능력을 갖춘 컴퓨터가 퀴즈쇼(Jeopardy)에서 우승을 하는 시대다.

구글에서 인공지능연구를 책임지고 있는 저명한 컴퓨터학자이자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은 2040년 정도에는 컴퓨터가 인간과 같은 지능을 갖추게 되고, 인간은 인공지능을 활용 또는 결합해 무한지성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앞서 언급한 200년 전 이야기와 왠지 비슷한 구석이 있다.

“컴퓨터가 사람처럼 생각할 수 있다고?” “영혼은 신이 부여한 특별한 거야, 오로지 인간만이 자의로 생각할 수 있다고!”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평생 엔지니어로 살아온 필자 역시 5년 전까지는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변화를 지켜본 결과, 피할 수 없는 새로운 진화가 시작됐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

미래 최대 부가가치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탄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혹자는 마치 인간과 원숭이가 완전히 다른 진화의 트랙을 탄 것처럼,

‘기존 인류와 인공지능이 결합한 신인류로 나눠지게 될 것’이라는 과감한 예측을 하기도 한다.

우리의 사업(事業)도 달라져야 한다. 지금껏 익숙했던 현실적이고 논리적인 계획 위에 세운 사업은 세상에 데뷔하는 순간 이미 과거가 되어버릴 확률이 크다. 많은 사람들이 너무 위험하다고,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사업이 가장 안전한 사업인 것이다. 현실적인 사업을 이야기하는 기업가만 존재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다가 올 미래를 이해하고 그 변화의 속도를 예상해 담대하다 못해 황당하게 들리는 사업을 외치는 몽상가들이 대한민국에 더 많이 필요하다. 인공지능의 시대에 우리나라에서도 세상을 호령하는 기업이 탄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노정석
카이스트 경영공학과 재학 시절 포항공대 해킹 사건으로 유명세. 블로그 제작업체
‘태터앤컴퍼니’와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 ‘5rocks’ 창업. 각각 구글과 탭조이에 매각. ‘티켓몬스터’, ‘미미박스’ 등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엔젤투자자로도 활동.

기사: 노정석 RealityReflection.com C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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