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 비즈니스 시장 규모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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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지숙(60)씨는 “자녀가 몇이나 되세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항상 “1남 3녀예요”라고 답한다. 여기서 두 딸은 사람이지만, 나머지 딸 하나와 아들 하나는 강아지다. 김씨는 그중에서도 올해 열 살이 된 아들, 몰티즈 ‘멍이’에게 특히 마음이 쓰인다. 몰티즈는 유전적으로 심장 질환을 앓을 확률이 높은데, 멍이는 어렸을 때부터 기침 등 관련 증상이 나타나 병원 신세를 져야 했기 때문이다.

김씨가 멍이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 쓴 돈도 적지 않다. 세살 때 첫 수술을 받았는데, 당시 수술비가 150만원이었다. 1년 만에 재발해 다시 수술대에 올라야 했는데 이때 비용은 100만원 오른 250만원이었다. 국내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수의사를 찾아간 탓에 검사할 때마다 꼬박꼬박 특진비만 30만원을 내야 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큰 수술을 받은 강아지는 수술 이후에도 약으로 꾸준히 관리를 해줘야 한다. 멍이는 첫 수술 이후 지금까지 7년간 매일 심장약을 먹고 있다. 보름마다 약을 타오는데 보름치 약값만 20만원이 넘는다. 혹시 병이 재발할까 싶어 회당 100만원에 달하는 정기검진도 매년 두 번씩 받아왔다. 열 살(사람으로 치면 50·60대)에 접어든 올해부터는 정기검진을 세 달에 한 번씩 받게 됐다.

김씨는 “의사들이 진료실 안에 ‘아이’를 데리고 들어가 어떻게 대하는지, 검사가 추가됐다며 뒤늦게 돈을 더 요구하는 것이 적정한지 등을 속시원히 알 수 없어 답답하다”면서도 “그래도 보호자들이 강아지를 병원에 데려갈 수밖에 없는 것은 ‘가족’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자릿수 성장률이라도 유지하면 다행인 국내 내수 산업군 가운데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지속하는 분야가 있다. 바로 펫 비즈니스다. 펫 비즈니스 시장은 2014년 1조5684억원에서 지난해 2조3322억원으로 연평균 14.5%씩 성장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574만 가구가 개 632만마리, 고양이 243만마리를 기르고 있다. 펫 비즈니스 시장은 2022년 4조원을 돌파, 2027년엔 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펫 비즈니스는 인간의 외로움을 먹고 자라는 산업이다. 김현중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가족 구성원 감소, 출산율 저하, 1인 가구 증가 등에 따라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소득 수준 증가도 한몫했다.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버는 돈은 늘어난 대신, 가족 규모가 작아져 돈 쓸 일이 줄어들면서 이를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반려동물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긴다는 ‘펫팸족(반려동물을 뜻하는 pet과 가족을 뜻하는 family의 합성어)’이 등장한 데 이어, 최근 들어서는 자신과 반려동물을 동일시하는 ‘펫미족(pet과 나 자신을 뜻하는 me의 합성어)’까지 생겨났다.

반려동물에게 좋은 것만 먹이고 좋은 것만 입히려는 반려인들의 마음에 힘입어 반려동물 연관산업은 양적 성장은 물론 질적 성장까지 가속화하고 있다.

반려동물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회화 교육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반려동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덕분에 펫 푸드 시장에서 고품질·유기농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수의(獸醫) 업계는 종합 건강검진, 치아교정 등 의료 서비스를 다양화하고 있고, 용품 업계는 단순히 비싼 제품을 출시하는 것을 넘어 사람과 동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용품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반려동물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한 장례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있으며, 낮 시간 동안 혼자 있는 반려동물을 위한 ‘돌봄 서비스’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펫 비즈니스는 반려동물의 생애주기에 따라 점점 더 세분화·전문화·다양화할 전망이다. 펫 비즈니스가 미래형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꼽히는 이유다.

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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