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9일, 수입타일을 파는 회사 윤현상재는 경기도 광주의 물류창고에서 플리마켓을 열었다. 그 이름은 ‘보물창고’. 창고에 쌓인 재고를 싸게 팔아보자는 생각이었다. 아무리 홈 인테리어 열풍이 한국을 강타했다곤 하지만 팔당호 남쪽 퇴촌면 정지리에 있는 구석진 물류창고까지 그렇게 사람이 많이 몰릴까 했다. 하지만 행사 시간이 다가오자 물류창고 앞 왕복 3차선 도로는 전국에서 몰려든 차로 가득 찼다. 일대 교통이 마비됐고 경찰이 출동해 교통을 통제했다. 주변 주민들의 민원이 폭주해 결국 행사를 중단해야만 했다.

윤현상재는 보물창고를 홍보하기 위해 인스타그램에 플리마켓 참여 업체 제품의 사진과 글을 올렸다. 이게 소문나면서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몰린 것이다. 최주연 윤현상재 이사는 당시 일에 대해 “생각했던 것을 훨씬 뛰어넘는 반응이 왔고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렸다. 그 전까진 소셜미디어 힘이 이렇게 센지 몰랐다”라고 했다.


인스타, 1년간 소셜미디어 중 최대 성장

인스타그램(Instagram)은 즉석 카메라(instant camera)와 전보(telegram)가 합쳐진 말이다. 2010년 10월 6일 ‘세상의 모든 순간들을 포착하고 공유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등장했다.

2년 전 경기도 광주시 교통을 마비시켰던 인스타그램은 지금은 더 무서워졌다. 세계 이용자는 8억명을 돌파했고, 국내 이용자는 지난해 8월 1000만명을 넘었다. 사업에 활용할 여지는 더 커졌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구매력이 큰 20~30대 여성이 주로 사용하는 소셜미디어 가운데 사실상 ‘원톱’에 올랐기 때문이다.

KT 자회사 나스미디어가 국내 개인용 컴퓨터(PC)와 모바일 이용자를 대상으로 주요 서비스 이용 행태를 분석한 ‘2018 인터넷 이용자 조사(NPR)’에 따르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소셜미디어는 페이스북이었다. 그러나 이용률이 1년간 가장 많이 성장한 소셜미디어는 인스타그램이다. 인스타그램 이용률은 51.3%로 전년보다 14.9%포인트 증가했다. 반대로 페이스북과 트위터, 네이버 밴드, 카카오스토리의 이용률은 전년보다 소폭 하락했다. 

인스타그램의 약진은 여성과 20~30대 이용률 증가에 기반한다. 여성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소셜미디어는 인스타그램(59.7%)으로 페이스북 이용률(59.4%)을 넘어섰다. 또 20대와 30대의 인스타그램 이용률도 각각 74.0%와 61.3%를 기록하며 1위인 페이스북 이용률(76.8%, 62.3%)과 비슷했다.

이 숫자만 놓고 보면 ‘그래도 페이스북이 강세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젊은층도 페이스북을 활발히 이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이미 많은 젊은 이용자가 더 이상 페이스북을 개인적인 사진을 올리거나 친분을 쌓기 위한 용도로 이용하지 않는다. 소셜미디어 전문가인 고아라 비즈온에듀 대표는 “페이스북에 콘텐츠를 올리는 건 30대부터 60대까지이고, 10~20대는 보기만 한다. 사회·정치적인 이슈에서 발언권을 갖고 싶은 어른들이 목소리를 크게 내는 곳이 페이스북이다. 10~20대는 ‘어른이 없는’ 인스타그램에 콘텐츠를 많이 올린다”라고 했다. 인스타그램은 이미지 위주여서 긴 글을 넣기에 부적합하다는 점도 이런 경향을 심화시켰다.

과거 문자메시지를 카카오톡이 대체했듯이, 미래엔 인스타그램의 메시지 기능(다이렉트 메시지·DM)이 카카오톡을 대체할 가능성도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 재팬은 지난해 12월 기사에서 “고등학생은 더 이상 라인(한국의 카카오톡에 해당하는 위상)을 사용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인스타그램은 라인보다 사진이 많고 원하는 정보를 얻어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기 쉽기 때문이다. 일본 10대들 사이에서 이런 경향이 확산돼 네트워크 효과(제품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효용이 커지는 효과)를 거둔다면, 인스타그램이 라인을 누르고 일본 젊은층 소셜미디어의 대세가 될 가능성도 있다.


상업적 가능성 뛰어나

인스타그램은 다른 소셜미디어와 비교해 상업적 측면이 도드라진다.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는 물론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서도 바이럴 마케팅(온라인을 통해 소비자에게 자연스럽게 정보를 제공하는 마케팅 방식)과 상품 판매가 이뤄지지만 인스타그램을 따라오지 못한다. 인스타그램의 기능이 상업화에 적합한 측면이 많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은 다른 소셜미디어와 비교해 다른 사람이 올린 사진을 자유롭게 볼 수 있고, 특히 해시태그(#)를 이용해 검색하기도 쉽다. 해시태그는 다른 이용자가 올린 같은 주제의 사진을 모아서 찾아볼 수 있게 해 준다. 자연스럽게 이용자들이 자신의 일상 생활을 자랑하는 트렌드가 형성됐다. 과거 카카오스토리에서 아이를 어떻게 키우는지 자랑하던 ‘맘’들은 이젠 인스타그램에서 활동한다. 인스타그램에서 ‘#젊줌마(젊은 아줌마라는 뜻)’를 검색하면 무려 570여만개의 게시물이 검색된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사이의 ‘젊줌마’들은 아기와 육아용품 사진을 올리면서 자신의 미모도 뽐낸다.

인스타그램에선 ‘자랑질’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만큼 유명 ‘인스타그래머’를 매개로 판매 활동도 활발히 일어난다. 주로 10~20대 여성들이 관심을 가지는 화장품이나 패션 잡화가 많다. 팔로어가 많은 인스타그래머에게 비용을 내고 제품 협찬을 의뢰하면, 인스타그래머가 사진과 함께 홍보하는 글을 써 주는 것이다. 그러면 인스타그래머의 유명세를 타고 제품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간다. 고아라 대표는 “팔로어가 10만명이 넘는 A급 인스타그래머가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면서 제품을 한 번 흔들자 준비한 수량이 완판(매진)되더라”고 했다. 

인스타그램에서 사업적으로 성공하기 위해 꼭 유명 인스타그래머를 섭외할 필요는 없다. 감각적인 사진과 진심을 담은 소통이 있으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

이제는 인스타그램을 사업에 활용하기 더 쉬워졌다. 인스타그램은 작년에 미국에서 출시된 쇼핑 기능을 지난달 31일 국내에 도입했다. 많은 유명 인스타그래머들이 자신의 계정에서 의류나 가방, 신발, 액세서리 등을 판매해왔다. 고객에게 제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전달하려면 일일이 DM으로 연락해야 하는 등 불편한 점이 많았다. 쇼핑 기능을 이용하면 상품을 태그해 정보가 바로 화면에 뜬다. 사진 속 모델이 입은 옷의 이름과 가격을 스마트폰 액정을 한 번 터치하는 것만으로 알 수 있고, 자세한 정보와 구매 페이지 이동도 한 번의 터치로 가능하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에서 패션 브랜드 ‘럭키슈에뜨’의 마케팅을 담당하는 김미소 차장은 “이전에는 상품 문의에 대한 답변을 DM이나 댓글로 고객에게 전달해야 해 시간이 오래 걸렸다면, 앞으로는 상품에 대한 정보를 앱에서 바로 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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